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8조 '턱걸이'…'위기경영'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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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보다 10% 급감…'마하경영'으로 돌파구
스마트폰 뒤이을 新성장동력 육성 총력전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실적 우려가 커진 가운데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8조8000억원)보다 10% 가까이 줄어드는 것이다. 작년 4분기 아홉분기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보다 5.7% 하락한 마이너스 성적을 낸 데 이어 감소폭이 더 커졌다.
커지는 스마트폰發 실적쇼크 … '위기경영' 고삐죄는 삼성
전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24일 “현재까지 실적을 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약간 넘을 것”이라며 “1분기가 정보기술(IT) 비수기여서 아주 나쁜 건 아니지만 2분기에 약간 회복된 뒤 하반기에는 더 어려워질 수 있어 삼성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는 증권업계의 1분기 실적 추정치 평균인 8조4798억원(와이즈에프엔)보다 훨씬 낮은 것이다. 삼성은 작년 4분기부터 계열사별로 비용 절감에 들어가 실적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 또 기존 한계를 돌파하자는 ‘마하경영’과 ‘인테그리티(애사심)’를 강조하고 있다.

○1분기 어닝쇼크 현실화

삼성전자의 주 수익원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정체에 빠졌다. 시장조사업체들에 따르면 올해 삼성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은 1억7700만대로 3.9% 느는 데 그칠 전망이다. 작년에 전년 대비 18.8% 증가한 1억7000만대를 판 것에 비하면 급브레이크가 걸리는 셈이다. 올해 수요가 느는 곳은 200달러 미만의 중저가 제품이 팔리는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뿐이다. 구조적으로 수익이 줄 수밖에 없다. 삼성이 갤럭시S5의 스펙을 의도적으로 적당한 수준에 맞춘 건 목표층을 넓혀 매출과 이익을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3월 들어 판매가 줄었다. 2월 말 갤럭시S5를 공개하자, 갤럭시S4를 사지 않고 신제품을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생긴 탓이다. 판매 정체는 부품 부문에도 직접적 영향을 준다.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PC 수요 축소로 최근 모바일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수요가 줄자 지난달에만 낸드 가격은 10% 이상 내렸고, D램 가격도 3%가량 떨어졌다. 디스플레이패널 값도 10% 안팎 하락했다. 삼성전기 삼성SDI 제일모직 등도 타격을 입고 있다.

삼성전자가 그룹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의 90% 정도를 차지할 만큼 전자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주축인 스마트폰 사업이 주춤거리자 그룹 전체에 ‘위기감’이 심각하다. 지난해 그룹 상장사 중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삼성전자와 제일기획, 크레듀 등 세 곳에 불과하다.

○비용절감+마하경영으로 버틴다 근본적인 해법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다. 삼성은 2010년부터 5대 신수종 사업에 투자해 왔지만, 싹이 보이는 건 자동차 배터리 정도다. LED(발광다이오드)와 태양광은 수요 정체를 겪고 있고, 의료기기와 바이오는 이제 시작 단계다. 스마트폰 이후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삼성은 마하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93년 ‘마누라와 자식빼고 다 바꾸자’던 신경영의 2.0 버전격이다. 신경영이 ‘1등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개념이라면, 마하경영은 ‘1등으로서 한계를 돌파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지난 연말 사장단 세미나에 이어 지난달 2300여명의 그룹 전 임원이 1박2일간 합숙교육을 받았다.

최근엔 직원들 대상의 교육이 시작됐다. 온라인 사내보인 ‘미디어 삼성’이 ‘마하경영 하우투(How to) 보고서’를 5회에 걸쳐 실었고 4대 추진방향(△신사업·신시장 개척 △획기적 신상품·신기술 개발 △경영 전 분야에서 총체적·근본적 변화 △도전과 창의가 살아 숨쉬는 기업)도 발표됐다. 다만 신경영이 ‘양에서 질로’라는 실행지침이 있었다면, 마하경영은 추상적 아젠다로 아직은 모호한 측면이 있다. 각사 사장과 임원들이 마하경영을 어떻게 실천할지 고민에 빠진 이유다. 삼성은 애사심도 강조하고 있다. 뭉쳐서 어려움을 돌파하자는 차원이다.

마하경영과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 둔화를 최대한 지연시키면서 미래 신사업을 발굴할 시간을 벌고 있는 셈이다.

■ 마하경영‘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하려면 설계 엔진 소재 부품 등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현재의 모든 경영행위를 부정하고 새로 틀을 짜라’는 개념이다. 목표는 한계 돌파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02년 처음 언급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