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우리 지역 최대 이슈는

부산·대구 "동남권 신공항 꼭 유치"
충청·호남 "KTX호남선 驛 잡겠다"

가덕도 VS 밀양 줄다리기
세종·나주역 등 공약 봇물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대구지역에서는 동남권 신공항 유치가, 충청·호남에서는 호남선 KTX역 설치가 지역 선거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후보자마다 동남권 신공항과 KTX역을 유치하겠다고 나서면서 지역 갈등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동남권 신공항 공약은 2010~2011년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을 놓고 벌였던 유치전 때처럼 지역 다툼으로 번질 우려까지 낳고 있다.

24일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에 따르면 대구·부산시장 선거는 ‘신공항 선거’라 할 만큼 동남권 신공항 입지 문제가 관심사다. 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은 여야 모두 동남권 신공항이 부산에 들어서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가덕도에서 “신공항 부산 유치에 시장직을 걸겠다”며 출마 선언을 한 서병수 의원과 권철현 전 의원, 박민식 의원 등 새누리당 후보는 물론 민주당 김영춘 전 의원, 무소속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까지 모두 ‘신공항 가덕도 유치’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반해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 주성영 전 의원, 민주당 김부겸 의원 등 대구시장 출마자들은 “영남지역 주민들이 두루 이용하기 위해서는 경남 밀양이 적합하다”며 밀양 유치를 선언했다. 충청·호남권에서는 연말 준공하는 ‘KTX 호남선’ 정차역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서대전역 경유’와 ‘세종역 신설’을 두고 해당 지역 후보 간 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충북지역 후보자들은 분기점으로 확정된 오송역 외의 역사 신설에 반대하고 있다. 공주와 논산도 KTX 정차역 논쟁에 휩싸였다. 논산 측 후보자들이 논산훈련소 접근성 개선을 위해 ‘훈련소역’ 신설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인근 공주지역 후보자들은 기존 ‘남공주역’ 외의 추가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KTX의 무안공항 경유를 추진하고 있는 전남도의 입장과 달리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주승용 의원과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호남선 나주역 경유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또 송정리 복합환승역이 들어서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후보자들은 호남선 광주역 정차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

남기범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선거 때마다 국책사업을 단골 공약으로 등장시켜 지역 간 갈등을 부추기는 경우가 많다”며 “국책사업을 선거에 이용해 지역 간 갈등을 부추기기보다는 지역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실천 가능한 공약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대전·대구=최성국/임호범/김덕용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