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자유를 높였다…女, 품격을 올렸다

2014 춘계 서울패션위크 폐막
올 가을·겨울 패션계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2014 춘계 서울패션위크’가 26일 폐막했다. 지난 2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개관과 동시에 개막한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바이어와 관람객 등 5만여명이 참석했다.

남성복은 자유로우면서도 역동적인 남성미를 부각시킨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최철용 디자이너가 2009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선보인 ‘초이 최(Cy Choi)’는 ‘아름다운 군인’이란 주제로 밀리터리룩을 재해석했다. 권문수 디자이너의 ‘문수 권(MUNSOO KWON)’은 현대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실루엣과 비율을 바탕으로 정갈한 미학이 돋보이는 무대를 꾸몄다는 평가를 받았다.

‘디그낙(DGNAK)’의 강동준, ‘레드페퍼(Red Pepper)’의 이병대 디자이너가 국내 최초 남성 디자이너 듀오를 결성해 이번 패션위크에서 처음 선보인 ‘리디(RE.D)’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블랙 하이브리드’란 주제로 클럽 및 캠핑장에서는 물론 일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는 다양한 남성복을 제시했다.

김서룡 디자이너의 ‘김서룡(kimseoryong)’은 고전적이면서도 품격 있는 실루엣에 고급스러운 소재감이 부각된 슈트로 호평받았다. 여성복의 특징은 구조적인 실루엣, 다양한 소재감으로 압축된다.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인 이상봉 씨의 ‘이상봉(Lie Sang Bong)’은 세계 최초 국립공원이자 그랜드캐니언국립공원의 세 배가 넘는 규모의 미국 옐로스톤국립공원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내놨다. 여우털, 실크, 레이스, 캐시미어, 울, 가죽 등 고급스러운 소재와 각기 다른 성질의 패브릭을 결합했다.

박승건 디자이너의 ‘푸쉬버튼(pushBUTTON)’은 특유의 톡톡 튀는 개성, 기발한 디자인으로 각광받았다. 이석태 디자이너의 ‘칼 이석태(KAAL E.SUKTAE)’는 옷에 대한 구조적인 해석, 무심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재단이 특징이었다.

1990년대 패션에서 영감을 받아 ‘그런지 패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오버사이즈 실루엣의 다양한 의상을 겹쳐 입는 방식으로 구조적인 실루엣을 제시했다. 정혁서·배승연 디자이너의 ‘스티브J&요니P(Steve J & Yoni P)’는 눈부시게 반짝거리는 스팽글 장식, 시스루 플라워 프린트 드레스 등을 선보였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