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팡' 상장 5개월 만에 지분 매각…선데이토즈 대주주 '먹튀' 논란

상장 1년간 보호예수 규정 어기고 지분 20% 팔아 1200억 대박
소액주주 "주가 고점 찍자 파나"

"매각자금은 2015년에야 받아"
국민게임 ‘애니팡’으로 잘 알려진 선데이토즈의 창업주 세 명이 규정을 위반한 채 지분을 매각,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신규 상장기업의 대주주는 상장 후 1년 동안 주식을 의무보유해야 한다’는 거래소 규정을 어기고 상장 5개월 만에 지분 20.7%의 매매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데이토즈 측은 “대주주의 매각자금은 의무 보유기간 이후에 완전 인수가 이뤄진다”며 ‘먹튀’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무 효과 못 거둔 거래소 제재
거래소는 26일 이정웅 대표 등 선데이토즈 경영진 3명에 대해 의무보호예수기간을 1년 연장하는 제재조치를 발표했다. 이 대표 등이 지난 24일 보유지분 20.7%를 스마일게이트에 매각하기로 지분 양수도 계약을 맺은 것이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24조1항(대주주 의무보호 예수 규정)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이 대표 등의 의무보호예수기간은 올 11월에서 내년 11월로 1년 연장됐다. 대주주의 지분 매각이 늦춰진다는 소식에 이날 선데이토즈 주가는 전날 대비 7.94% 떨어진 1만5650원에 마감됐다. 그러나 실제로 거래소의 보호예수 기간 연장 조치로 바뀌는 것은 없다. 작년 11월 선데이토즈를 상장할 때 이 대표 등이 “투자자의 신뢰를 얻겠다”며 자발적으로 의무보호예수기간을 2년으로 늘려놨기 때문이다. 결국 거래소 조치에도 불구하고 ‘2015년 11월’이란 보호예수 기간엔 변함이 없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일단 상장되면 보호예수기간 중 최대주주 지분을 예약매매하더라도 별다른 제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먹튀 아니다” vs “신뢰 저버렸다” 매각이 완료되면 이 대표의 지분율은 28.43%에서 20.16%로 떨어진다. 대신 480억원가량을 거머쥐게 된다. 공동창업자 박찬석 씨(12.76%→3.88%)와 임현수 씨(5.83%→2.32%)도 각각 500억원과 200억원가량을 손에 넣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11월 공모할 때 4000억원이던 선데이토즈 주가가 상장 후 5개월 만에 네 배가량 오르면서 창업주들이 큰 돈을 벌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데이토즈는 이번 지분 매각에 대해 “경영진의 먹튀는 전혀 아니다”고 강조한다. 스마일게이트가 단일주주로는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지만, 공동창업자 세 명의 남은 지분을 합치면 26%로 스마일게이트보다 많다는 이유에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의 대표 게임인 ‘크로스파이어’는 중국 브라질 베트남에서 1위를 달리는 인기 게임”이라며 “선데이토즈 입장에선 해외시장 진출의 물꼬를 터줄 수 있는 스마일게이트와의 지분제휴 기회를 의무보호예수기간 때문에 늦출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안팎에선 선데이토즈가 상장한 지 5개월밖에 안 된 데다 주가가 고점을 찍은 시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할 때는 ‘2년간 안 팔겠다’고 선언한 대주주가 주가 흐름이 좋자 상장한 지 5개월 만에 매도한 것에 대해 일부 주주가 반발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