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동양매직 손 끝도 못댄 '미다스 손'

어피니티, 인수전서 탈락
▶마켓인사이트 3월26일 오후 5시12분

하이마트, 오비맥주 등 투자로 대박을 터뜨려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홍콩계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가 동양매직 1차 인수후보군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와 동양매직 최대주주인 (주)동양은 동양매직 인수제안서(LOI)를 제출한 17곳 중 3곳을 탈락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합병(M&A) 업계에선 어피니티의 탈락을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어피니티는 투자하는 곳마다 ‘잭팟’을 터뜨리며 한국 M&A 시장에서 승승장구해왔다.

연초 오비맥주를 AB인베브에 되팔아 2조원 이상 수익을 올렸고 하이마트, 더페이스샵, 스카이라이프 등의 지분을 사고팔아 번 돈도 총 2조원이 넘는다. 최근 조성한 4호펀드 규모만 해도 35억달러(약 3조7635억원)에 이른다. 이런 어피니티가 매각대금 2000억원짜리 중형 법정관리 매물 인수전에 들어갔다가 쇼트리스트에도 끼지 못한 만큼 체면을 구겼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동양매직에 정통한 관계자는 “어피니티는 법원이 주도하는 법정관리 딜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스스로 딜을 이끌려는 성향을 보인 데다 다른 인수후보보다 적극성이 떨어진 점이 탈락 이유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과 교원, 쿠쿠전자, 귀뚜라미, 일본 팔로마-글랜우드컨소시엄, KG그룹, KTB PE, 한앤컴퍼니, 아주IB-기업은행PE컨소시엄 등 총 14곳이 동양매직 인수전에서 경합을 벌인다.

하수정/안대규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