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sure&] 아웃도어, 봄을 달리다

Fit 살렸다
투박한 '등산복' 벗고 컬러·무늬로 맵시 뽐내

Smart 입었다
방풍·방수는 기본…하이브리드 소재 등장
패션 올 봄 아웃도어의 두 축은 ‘핏(fit)’과 ‘스마트(smart)’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몸에 딱 맞게 ‘핏’을 강조하고, 기능성 측면에서는 산행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한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아웃도어가 일상복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과거 ‘등산복’으로만 여겨졌던 아웃도어 의류가 변신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품이 넉넉해서 투박한 디자인보다는 맵시를 살린 디자인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여성복에서 주로 쓰였던 주름 장식, 브이넥 등이 아웃도어 여성 의류에 적용되고 있다. 아웃도어의 범위가 캐주얼을 넘어 요가, 바이크 등 다른 스포츠로 넓어지면서 이들 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도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색깔 면에서는 핫핑크, 라임, 옐로, 레드 계열 등 선명함을 부각한 색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올해 유행 색깔인 블루 계열은 다양한 채도로 나온다. 패턴에서는 꽃무늬, 열대우림 등 여성복, 캐주얼 웨어에서 주로 선보였던 다양한 무늬가 소개된다. 이는 40~50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등산 연령대가 20~30대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밋밋한 단색 제품보다 지퍼 부분 등에 라인이 들어가 더욱 날렵해 보이는 제품이 사랑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타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20~30대 소비자는 자연스러운 후드 스타일 재킷 등 캐주얼 웨어로도 손색이 없는 발랄한 디자인 제품을 선호한다. 화사한 프린트 무늬 스카프도 목과 손목에 번갈아 감을 수 있어 환절기 목 보호용이란 기능성 외에 감각적인 아이템으로 사랑받고 있다.

기능 기능성 면에서는 초경량 제품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제품 자체의 무게를 최소화한 것은 물론 땀으로 인한 체감 무게까지 줄이려고 ‘빨리 흡수하고 빨리 마르는’ 흡습 속건 기능 및 모기 퇴치용 ‘안티 모스키토’ 기능에 중점을 둔 제품이 나오고 있다. 각 소재의 장점만 모은 ‘하이브리드 아이템’도 대폭 늘어나고 있다. 티셔츠에 주로 쓰이던 나일론 소재, 재킷에 주로 쓰이던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접목한 재킷, 티셔츠 소재를 활용한 팬츠 등이 그 예다. 이 외에 꾸준히 사랑받아온 방풍·방수·투습 기능을 두루 갖춘 ‘스테디셀러’ 제품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아웃도어 업체들은 날씨가 확 풀렸지만 아직 기온이 변덕스러운 봄철 산행에 ‘레이어드’ 복장을 권하고 있다. 레이어드란 여러 제품을 기능별로 겹쳐 입는 것을 말한다. 센터폴 관계자는 “수시로 날씨가 바뀌는 봄엔 편하게 입고 벗을 수 있도록 레이어드 방식으로 차림하는 게 좋다”며 “방수 및 방풍 기능이 뛰어난 소재의 재킷, 팬츠 등을 갖춰 입어야 체온이 유지된다”고 조언했다. 봄철 산행에는 자외선 차단 기능이 들어간 제품도 챙겨야 한다. 미세먼지나 안개 등으로 시야가 가려졌을 때 착용하는 등산용 멀티마스크도 필수 아이템이다. 오락가락하는 봄 날씨뿐 아니라 점점 길어지는 여름에도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요즘 ‘S/S(봄·여름) 시즌이 아니라 투 서머(두 번의 여름)’란 말이 나올 정도로 여름이 길어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답답하다고 생각했던 등산화도 변신 중이다. 경량성을 강조하면서도 신발 전체에 통기가 되는 아쿠아 워킹화 등이 속속 출시될 예정이다. 발목을 죄는 답답함을 줄인 가벼운 로컷 트레킹화도 올 상반기 주요 아이템으로 꼽힌다. 반팔 셔츠도 아웃도어 전반적으로 주목받는 제품군이다. 보통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반팔 셔츠는 한정된 기능성 제품만 출시했는데 올 봄에는 각 업체에서 반팔 셔츠 라인과 물량을 대폭 늘렸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