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中 희토류 수출 제한 '제동'…1심서 美·日·EU 손 들어줘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가 협정 위반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희토류를 둘러싼 무역분쟁에서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26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WTO 분쟁처리위원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량 규제는 실질적으로는 자국 산업에 대한 우대 조치”라며 “국제무역 규범을 위반한 것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공표했다.

보고서는 WTO의 ‘1심 재판’에서 피고 격인 중국이 패소한 것을 뜻한다. 미국과 일본, EU는 2012년 6월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희토류 수출을 규제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WTO에 정식 제소했다.

마이크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 기업은 희토류 구매를 위해 중국 기업보다 세 배가 넘는 돈을 내야 했다”며 “WTO 결정으로 미국 기업이 중국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에 대해 “중국의 방침은 환경 보호와 난개발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중국은 WTO의 결정을 받아들이는 대신 2심 격인 상급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칸듐과 이트듐 등 희귀한 17종의 금속을 통칭하는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등 첨단제품 생산에 필수적이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2009년부터 자원 고갈 방지 등을 이유로 수출량을 연간 3만t으로 제한하고 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