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과자 매출 '뚝'…가격인상 역풍?

주요 업체들 판매 부진
롯데칠성 농심 오리온 등 식품업체들이 지난해 말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지만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이들 품목의 매출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가격이 오르자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식품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렸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12월 ‘에이스’를 16.7% 인상한 것을 비롯해 7개 제품 가격을 평균 8.7% 올렸다. 오리온은 지난 1월 ‘초코파이’(12개입) 가격을 20% 올리는 등 6개 제품 가격을 평균 11.9% 인상했다. 지난달에는 농심이 ‘새우깡’(10%), ‘양파링’(8.3%) 등의 가격을 올렸다. 코카콜라 롯데칠성도 1월과 2월 콜라 사이다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그러나 가격 인상 후 매출은 되레 감소하고 있다. 30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8일까지 스낵(과자류)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2% 줄었다. 이마트의 스낵 매출은 1~2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9.5% 감소했다. 초코파이 등을 포함한 파이 매출은 1~2월 8.7% 감소했고 3월 들어서도 2.9% 떨어졌다.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음료 매출은 1~2월에는 21.8% 증가했으나 3월에는 4.2% 감소했다.

편의점에서도 과자 매출이 부진하다. 한 대형 편의점에서는 1월1일부터 이달 28일까지 해태제과 에이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7% 줄었다. 오리온 초코파이, 농심 양파링 매출도 10%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8월 가격이 오른 우유도 매출이 감소세다. 이마트에서 우유 매출은 지난 1~2월 전년 동기보다 2.0% 감소한 데 이어 3월 들어서도 3.3% 줄었다.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은 지난해 8월 원유 가격 연동제에 따라 농가에서 납품받는 원유값이 인상되자 우유 가격을 10%가량 올렸다.

당초 식품업체들은 가격을 올리면 수요가 줄더라도 가격 인상분만큼 매출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 또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가격 인상폭 이상으로 수요가 줄면서 식품업체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양일우 삼성증권 식음료업종 애널리스트는 “가격 인상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식품업체들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