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길 안토니 사장의 '멋있는 군인문화 만들기'…모범병사에 해외여행 경비 지원하는 '명예 사단장'

백마부대 이어 전진부대로 확대
신병교육 강의·생활용품 지원
나를 위한 봉사…"즐겁고 중독적"
김원길 안토니 사장(맨 오른쪽)이 2011년 12월 9사단(백마부대)에서 모범 병사로 뽑힌 두 사병(가운데 두 명)에게 유럽여행권을 선물하고 있다. 안토니 제공
김원길 안토니 사장(맨 오른쪽)이 2011년 12월 9사단(백마부대)에서 모범 병사로 뽑힌 두 사병(가운데 두 명)에게 유럽여행권을 선물하고 있다. 안토니 제공
수제화 전문기업인 안토니의 김원길 사장(53)은 재계에서 ‘기부 천사’로 유명하다. 매년 매출의 1~2%를 사회공헌활동에 쓰고 있다. 독거노인 초청 효도잔치와 소외가정 학생 장학금 지급, 골프 꿈나무 육성 사업, 농작물 판매 지원,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활동 등 그의 기부·봉사 리스트는 길고 화려하다.

그 목록 중에는 ‘멋있는 군인문화 만들기 프로젝트’도 있다. 군 장병들이 복무기간 스스로 인생 설계를 할 수 있도록 멘토링과 강의를 해주고, 모범 사병은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봉사활동이다. 2010년부터 군 복무 중인 지인으로부터 권유를 받아 시작한 지 5년째다. 그는 “젊은이들이 활기차고 희망적인 군대 생활을 하도록 도우려는 취지로 강의를 시작했는데 호응이 좋아 신병교육대 매 기수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고 31일 말했다.

2011년 시작한 ‘모범 사병 해외여행 지원’ 사업은 인기가 많다. 선발 기준은 ‘선배를 공경하고 후배를 사랑하며 동료와 전우애가 좋은 병사’다. 김 사장은 “살면서 보니 윗사람을 공경하고 부하 직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성공하는 사례가 많더라”며 “군 생활이 원만한 사회생활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뜻에서 지원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육군 9사단(백마부대)에서 매년 모범사병 4명을 선정해 유럽 여행을 보내주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총 10명이 7박8일 여행을 다녀왔다. 김 사장은 백마부대 명예사단장이기도 하다. 지난 17일에는 ‘전진용사상’을 받은 1사단(전진부대) 모범병사 4명에게도 호주 여행을 가도록 경비를 지원했다. 김 사장은 또 배드민턴 라켓 세트, 탁구대 같은 생활체육용품도 부대에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안토니는 지난해 매출 430억원, 직원 300명인 강소기업이다. 충남 당진에서 5남2녀 중 2남으로 태어난 김 사장은 중학교를 졸업한 직후인 18세 때 가방 하나만 들고 서울로 올라왔다. 영등포의 작은 구두 가게에서 일을 시작해 당시 세 번째로 큰 제화업체인 케리브룩을 거쳐 1994년 안토니제화를 설립했다. 그는 “봉사활동은 누구를 위한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며 “베푸는 것 자체가 즐겁고 중독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경영이념을 ‘고객에게 사랑받고 사회로부터 존경받으며 직원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지수 1등 기업을 만드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