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결산 상장사 2013년 실적] 유가증권 494개사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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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사 중 3개사 적자…건설·철강·화학업종 수익성 '악화'지난해 국내 상장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소폭 늘었지만 순이익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 10곳 중 3곳은 적자를 냈다. 글로벌 업황 부진으로 건설, 철강, 화학업종의 이익이 감소한데다 지난해 4분기 중 부실을 털어낸 상장사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매출·영업이익 소폭 늘었지만 순이익은 줄어
기계·섬유의복·의약품·전기전자는 '양호'
○열심히 팔았지만 이익 줄어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76개사 중 전년과 비교 가능한 494개사의 2013사업연도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은 1812조882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4% 증가했다고 1일 발표했다.
영업이익도 100조9902억원으로 전년보다 4.85% 늘었다. 하지만 순이익은 61조7407억원에 그쳐 전년 실적을 4.37% 밑돌았다. 61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별도재무제표 기준 실적도 엇비슷한 추이를 보여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87%, 3.39% 증가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14.78% 감소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영업이익이 늘었음에도 순이익이 줄어든 요인으로 ‘집권 1년차 효과’를 꼽는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집권 1년차에 공기업을 중심으로 최고경영자(CEO)가 대거 교체되면서 과거 누적 부실을 순손실로 털어버린 기업이 많았다”며 “지난해 실적은 상장사들의 어려운 경영 여건에 CEO 교체 효과가 겹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빼면 수익성 악화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전년보다 0.16%포인트 개선된 5.57%로 집계됐다. 1만원어치를 팔아 557원의 영업이익을 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매출액 순이익률은 상장사 순이익 감소로 3.63%에서 3.41%로 떨어졌다.
2012년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삼성전자를 빼고 다시 계산하면 결과가 달리 나온다. 1년 사이 삼성전자를 뺀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25%에서 4.05%로, 매출액 순이익률은 2.57%에서 1.97%로 악화됐다.
흑자기업 비중은 71.26%(352개사)로 전년 대비 약 2%포인트 감소했다. 적자 전환 기업은 54개사(10.93%)로 흑자전환 기업(38개사·7.69%)보다 많았다.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부채비율은 그나마 낮아졌다. 연결부채비율은 133.35%로 2012년 말 대비 6.26%포인트 감소했다. 상장사들이 부실을 정리하고 빚을 줄이는 작업에 힘썼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업종별로는 기계, 섬유의복, 의약품, 전기전자업종의 영업이익이 늘었고 나머지 업종은 이익 폭이 줄었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전기전자업종은 작년 260조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보다 8.7%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6조2000억원, 순이익은 20조300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34.6%, 7.2% 상승했다.
가장 실적이 나빴던 업종은 건설이다. 작년 매출이 58조원으로 전년보다 2조원 정도 줄었고 영업손실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순손실은 2조8000억원으로 전년에 이어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은 철강금속업종도 실적이 악화됐다. 매출은 11.5%,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5.8%, 30.7% 줄었다. 철강과 함께 중국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화학업종 역시 작년 영업이익, 순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18.7%, 42.6%나 깎였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36조785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밖에 현대자동차(8조3154억원), SK(주)(3조6211억원), SK하이닉스(3조3797억원), 기아자동차(3조1771억원), 포스코(2조9961억원) 등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