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투자銀, 원자재 사업과 작별…JP모간·도이체방크 등 잇단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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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규제 강화…10대 IB, 원자재 수익 급감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들이 원자재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 미국 금융당국이 원자재 관련 비즈니스 규제를 강화한 데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익 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월가 IB들은 한때 원유 등 원자재 거래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트레이딩은 물론 실물 원자재 보관 및 수송사업에도 진출했다. 모건스탠리는 뉴욕항의 최대 정유 수송업체로 이름을 날렸고, 도이체방크는 3만대의 점보 제트여객기를 만들 수 있을 만큼의 알루미늄을 보유했다. JP모간은 세계 최대 사탕수수 생산국인 브라질의 설탕을 전 세계에 실어날랐다.
그러나 최근 2~3년 새 상황이 달라졌다. 우선 ‘볼커룰’ 도입 등 금융 당국의 규제가 강화됐다. 또 IB들은 2015년까지 국제결제은행(BIS)이 제시한 레버리지비율(총자산 대비 자본금 비율)을 3%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수익성이 나빠진 사업에 마냥 투자할 수 없게 됐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석탄(-22%), 니켈(-19%), 알루미늄(-13%)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급락했다.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먼의 롤랜드 헤츠스타이너 상품담당은 “IB의 원자재사업 이탈 추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며 “비톨 등 원자재 전문 중개업체들은 경쟁자가 사라지면서 반사이익을 누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