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애플-구글 '스트리밍 TV' 3파전…시청 혁명 오나

단방향 TV 시청 시대에서 '언제, 어디서든' 쌍방향 소통 TV 시대 성큼
아마존이 출시한 '파이어 TV'.
[ 김민성 기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모바일·웹용 콘텐츠까지 기존 TV에 최적화 연동하는 온라인 스트리밍 TV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마존은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가정용 TV 셋톱박스 '파이어 TV'를 공개 행사를 열고, 99달러(약 10만원) 출시를 공식화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양대 기업인 구글(크롬캐스트) 및 애플(애플 TV)이 시장을 개척 중인 소형 셋톱박스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에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파이어 TV' 셋톱박스는 가로 115 mm, 세로 115mm, 높이 17.5mm 크기다. 작은 책 사이즈로 무게는 281g에 불과하다. TV 및 인터넷에 연결하면 넷플릭스, 훌루, ESPN, MLB, NBA, 비메오, 유튜브 등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바로 시청할 수 있다. 음성 인식 기반 검색 기능을 갖춘 리모콘은 기본 제공.



'파이어 TV'는 이처럼 실시간 스트리밍 방식으로 영화 및 음악, 드라마, 스포츠, 게임 등 20만 편에 달하는 콘텐츠를 빠른 속도로 즐길 수 있다. 아마존이 따로 구축한 영화 등 프라임 콘텐츠도 포함됐다.'파이어 TV'는 애플 TV 등 제품보다 3배 더 빠른 전송·변환 속도를 자랑한다. 셋톱박스에는 퀄컴 크레이트 300 쿼드코어 1.7 기가헤르츠(GHz)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아마존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 최적화한 '파이어 OS' 최신 버전, '모히토' 기반이다. 그래픽 프로세서는 퀄컴 아드레노 320, 메모리는 2기가바이트(GB)다. 행사에 참석한 피터 라슨 아마존 킨들 부문 부사장은 "파이어 TV의 영상 처리 속도는 애플 TV나 크롬캐스트, '로쿠 3'보다 3배 더 빠르다"고 확인했다.

또 다른 핵심 기능은 게임. 아마존은 자체 서비스 중인 게임 라이브러리 '게임 스튜디오' 작품들을 대거 '파이어 TV'에 연동했다. 게임 평균 가격은 1.85달러.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39.99달러 짜리 전용 콘트롤러를 별도 구매하면 된다. 이 게임 콘트롤러는 TV 뿐만 아니라 파이어OS가 탑재된 스마트폰 및 태블릿에도 쓸 수 있다.
아마존 '파이어TV'에 탑재된 엑스레이 기능.
아마존이 킨들파이어 HDX 태블릿에서 선보인 엑스레이(X-ray) 기능도 탑재됐다. 엑스레이는 시청 중인 TV 방송이나 영화에 삽인된 음악이나 출연 배우 프로필, 촬영 장소 등 부가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음악 정보를 클릭하면 아마존에서 해당 음악을 바로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엑스레이 정보가 삽입된 영상 시청 때만 지원된다. 스트리밍 TV는 차세대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진정한 '쌍방향 시청' 혁명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구글에 이어 아마존까지 스트리밍 온라인 TV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같은 흐름은 더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파 방송 → 케이블 방송 → IPTV 시대에 이어, 선진국 시장일 수록 기기 통합형 스트리밍 TV 시청이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아마존 '파이어 TV', '로쿠 3', 애플 TV, 구글 크롬캐스트 4종 스펙 및 가격 비교표.
TV 전용 고화질 콘텐츠 뿐만 아니라 웹 및 모바일 용으로 제작된 온라인 콘텐츠까지 제한없이 TV를 통해 선명하고 빠르게 시청할 수 있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서비스되기 때문에 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 구매한 영화도 TV로 다시 연동해 볼 수 있다. 케이블 및 초기 IPTV 시청 방식 한계였던 단방향성에서 탈피해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쌍방향 실시간 소통으로 소비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99달러로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애플 TV(100달러)와 비슷하고, 35달러인 크롬캐스트보다는 비싸다. 하지만 아마존은 영화, 음악, 게임, 도서, 드라마 등 세계 최대 디지털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 편한 사용성과 콘텐츠 확장성을 겸비한 게 최대 경쟁력으로 꼽힌다.

라슨 부사장은 "2011년 이후 아마존 내 디지털 비디오 소비가 350% 성장했다"며 '파이어 TV'가 새로운 영상 소비 주축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파이어 TV' 전용 음악서비스는 다음달 추가된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