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공석 관광공사 사장에 변추석 교수

변추석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58·사진)가 한국관광공사 신임 사장에 내정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11월 이참 전 사장이 퇴진한 뒤 5개월 가까이 강기홍 사장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돼 왔다.

3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의 후보자격 심의를 거쳐 청와대에 보고된 후보 2명 가운데 변 교수가 관광공사 차기 사장으로 최종 낙점됐다. 경남 마산 출생인 변 내정자는 중앙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뒤 LG애드에 근무하며 광고 전문가로 활약했다. 2000년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부교수로 채용된 뒤 조형대학장, 디자인대학원장 등을 지냈다. 2002년 한·일 공동 월드컵 공식 포스터를 제작했으며 프랑스 칸 세계광고제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18대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 합류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홍보팀장으로서 홍보 업무를 총괄했다. 박 대통령의 한글 초성인 ‘ㅂㄱㅎ’을 PI(president identity)로 삼아 웃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아이콘을 만들어 주목받기도 했다.

변 내정자는 문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의 임명을 받아 조만간 취임한다. 김기홍 문체부 관광국장은 “대형 홍보회사에서 오랫동안 광고·홍보 전문가로 일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국가 홍보를 통한 관광객 유치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부에서 낙하산 인사라고 하지만 정식 공모를 거쳐 내정됐기에 절차상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광공사 내에서는 변 교수가 2007년 해외 광고안에 대해 자문해 주는 브랜드·광고자문위원으로 일한 적은 있으나 관광 정책과 직접 관련된 경력이 없다는 점에서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박종삼 관광공사 노조위원장은 “변 교수는 디자인 전문가일 뿐 관광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는 인물이어서 관광공사를 이끌어 나가는 수장이 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