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아시아대학생 창업교류전] "성과연봉제로 사무직 연장근로수당 금지 검토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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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좋은일터연구소 보고서“근로시간의 양으로 성과를 측정하기 힘든 (일정 소득 이상의) 사무직 근로자에게는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제도 도입을 검토할 시점이다.”
근로시간 양으로 성과측정 애로
출퇴근 자유 등 유연근무 확대를
통상임금 확대, 정년연장, 근로시간 단축 등이 올해 기업별 임단협 교섭의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임금체계 개편 방향을 제시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경 좋은일터연구소는 지난달 말 ‘스마트 워크 시대 화이트칼라 근무제도 개선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변화하고 고용형태도 생산직 중심에서 사무직과 영업직, 연구개발직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합한 근로형태 및 근로시간 운영체제가 요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먼저 근로시간의 양에 따른 획일적 업무평가 및 근태관리 시스템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유연근무제 도입을 주문했다. 전통적인 산업 환경이 급변한 상황에서 맞벌이 부부 증가에 따른 단시간 근로 확대와 일·가정 양립의 필요성, 소득 증대에 따른 삶의 질 향상 욕구 해소를 위해서도 유연근무제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사무직 근로자의 임금체계 개편에 초점을 맞춘 이 보고서는 코닝, IBM, 뱅크오브아메리카, 시그나 등 6개 미국 기업의 근무체계를 분석하고 해외 노동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연근무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미국 기업의 사례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IBM 뉴욕사무소 비즈니스사업부의 경우 120명의 직원 중 95.8%인 115명이 유연근무를 하고 있다. 업무 특성상 컴퓨터만 연결돼 있으면 어디서나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주 40시간 근무 내 업무 수행’이라는 조건만 충족되면 출퇴근 시간이나 출근일수에 특별한 제약이 없다.
이에 따라 재택근무가 폭넓게 시행되면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원하는 근로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기업 입장에서는 사무실 비용 절약과 동시에 성과도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주목되는 대목은 ‘사무직 근로자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금지’다. 이는 1938년 미국에서 공정노동기준법 개정으로 정착된 제도로, 화이트칼라에 대해선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법에 따라 미국에서는 관리직, 행정직, 전문직, 컴퓨터 관련직, 외근 영업직 등 다섯 가지 직종에 대해서는 연장근로수당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 외근 영업직은 소득 기준이 없고, 나머지 직종은 주급 455달러(약 48만원) 이상인 경우에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보고서는 “설문조사 결과 국내 화이트칼라 근로자의 96.1%가 연장근로수당 지급이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즉각적인 도입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원활한 정착을 위해서는 노사 협상 과정에서 임금체계 개편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기설 한경 좋은일터연구소장은 “연공급 호봉제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역할급, 성과연봉제로 개선해야 화이트칼라의 연장근로수당 지급 금지에 대한 저항도 줄어들 것”이라며 “본격 도입의 전 단계로 포괄임금제나 재량근로제를 확대하는 것이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