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사내 벤처' 식 조직개편…"모바일 시대, 가볍게 뛴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가 벤처 정신을 되살린다. 네이버는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빠르게 변하는 모바일 환경에 긴밀히 대응하기 위해 이른바 '사내 벤처'를 꾸리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4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2일 팀 단위를 없애고 핵심 서비스를 '셀(Cell)' 단위로 묶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네이버는 기존 팀에서 실·랩, 센터에서 본부로 의사결정이 이뤄졌다. 이번 '셀' 단위 조직 개편은 이러한 의사결정 단계를 없앤다는 의미다.

각 셀에는 개발자와 기획자, 디자이너가 한 팀 구성원이 된다. 한 '셀' 내에서 모든 업무를 완결성 있게 처리한다.네이버는 '셀' 단위에 웹툰과 동영상, 사전 등 모바일 핵심 서비스를 먼저 넣었다. 글로벌 모바일 환경에서 발빠르게 대응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자신하는 분야다.

네이버 웹툰은 이미 성과가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올 하반기 '라인 웹툰'이란 브랜드를 내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네이버의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인 '라인'과의 시너지를 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동영상 플랫폼도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로 꼽힌다. 한류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는데다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장르가 등장하고 있어서다.네이버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기존 틀을 완전히 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한 셀의 구성원들이 업무의 완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가 일을 따로 했기 때문에 의사결정 단계가 너무 복잡했다"며 "이제는 한 셀에서 의사결정 권한이 있기 때문에 발빠르고 속도감 있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네이버는 현재 핵심 서비스를 중심으로 '셀' 조직을 만들었지만, 향후 적용분야를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앞서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기존 팀-실, 랩-센터-본부와 같은 관리 중심 조직 구조에서는 일의 속도가 떨어진다"며 "직원들도 작게 나뉜 조직 안에서 기계적 업무만 할 수 있다"고 조직개편 이유를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