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촬영지, 영화같은 여행 레디- 액션!
입력
수정
지면E6
주인공 흔적 찾아 레디~ 고!촬영지 섭외는 영화 제작자들이 가장 신경 쓰는 요소 중 하나다. 한 장면을 위해 전국을 다 찾아가는 수고도 아끼지 않는다. 공을 들인 만큼 영화 속에는 독특하고 멋진 장소도 여럿 등장하기 마련. 영화가 주는 감흥이 클수록 촬영지는 단순한 여행지 이상의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꽃잎 흩날리는 따뜻한 봄, 인기 영화 속의 한 장면으로 떠나보자.
![철쭉이 가득 핀 고창읍성. 고창군청 문화관광과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1404/AA.8542177.1.jpg)
관객 913만명을 동원한 흥행작 ‘관상’. 조선시대 최고의 관상가 내경(송강호 분)이 수양대군, 김종서, 한명회 등 역사 속 인물들과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에서 내경과 처남 팽헌(조정석 분)은 알 수 없는 무리에게 납치당한다. 검에 목이 잘리기 직전, 깊은 우물에 빠지는 장면은 전북 고창군 고창읍 읍내리에 있는 고창읍성 안의 맹종죽림에서 촬영했다. 김종서(백윤식 분)가 집 밖에 수십 개의 화살이 박힌 호랑이가 걸린 것을 보며 노여워하는 장면도 고창읍성에서 찍었다.
![고창읍성 안의 맹종죽림에서 촬영한 영화 '관상'의 한 장면. 쇼박미디어플렉스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1404/AA.8542923.1.jpg)
“바위는 죽은 것이지만 계란은 살아서 바위를 넘는다.”
그중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분)이, 자주 찾던 국밥집 아줌마 순애(김영애 분)를 졸면서 기다리던 곳이 영도구 영선동 4가 절영산책로에 있는 흰여울길이다. 부산지하철 1호선 남포역 6번 출구로 나와 508번 등의 버스를 타고 이송도곡각지 정류장에서 내리면 도보로 5분 거리다.
달라붙은 듯 모여 있는 집들 앞에 난 폭 1m 정도의 길을 걸으며 부산의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점이 매력 포인트. 골목길 담장 곳곳이 벽화로 단장돼 있는데 콧노래를 연상케 하는 음표, 초원에서 뛰노는 오리, 하늘을 나는 요정 등 각양각색의 그림이 눈길을 끈다.
“약속했잖습니까. 이번이 진짜 끝이라고!”
어느 날 국내 최대 범죄조직 골드문의 회장이 사망하면서 벌어지는 후계자들의 암투를 그린 작품 ‘신세계’.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468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삼광사의 연등축제는 2012년에 CNN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관광명소 50선’에 포함되면서 더욱 유명세를 얻었다. 연등이 사찰 입구에서 경내까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머리 위를 뒤덮는 모습이 압권이다. (051)808-7111~5
“눈앞에 아른거리고 자꾸 생각나면 그게 사랑 아니냐?”
올해 개봉한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는 친구의 사채업체에서 일하는 삼류 건달 함태일(황정민 분)이 호정(한혜진 분)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그렸다.
경암동 철길마을도 빼놓을 수 없다. 철길은 신문용지 제조업체의 생산품을 실어 나르기 위해 1944년 개통됐다. 총 구간 2.5㎞ 중 약 1.1㎞의 철길을 사이에 두고 형성된 마을이 경암동 철길마을이다. 무너질 듯한 판잣집이 길게 늘어서 있다.
“단 한 번만이라도 내 인생 살다가 죽고 싶다고!”
촬영지라고 해서 반드시 멀고 특별한 곳만 찾지는 않는다. 징역살이 대행업을 하는 삼류 건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창수’의 주 무대는 바로 인천이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중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을 들러보는 것도 좋다. 인천근대박물관에는 개화기의 생활용품이 전시돼 있다.
7번방의 선물 익산 세트장
6살 수준의 지능을 가진 용구가 살인 혐의로 수감된 교도소 생활 등을 담은 ‘7번방의 선물’은 1300만명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사에 또 하나의 획을 그었다. 영화의 주요 촬영지는 전북 익산시 성당면 함낭로 익산교도소세트장. 국내 유일의 교도소세트장이다 보니 교도소 장면이 등장하는 75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여기서 촬영됐다. 색다른 매력을 뿜어내는 세트장은 두꺼운 철문, 싸늘한 벽과 철조망, 감시초소까지 재현해 실제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내부는 면회장, 취조실, 수감시설 등으로 구성됐는데 1층 독방과 2층 수감실 일부는 안까지 둘러볼 수 있다. 영화 흥행에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 총 방문객은 1만5000명에 달했다. 교도소세트장은 폐교된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것이다. 영화 촬영이 많은 만큼 사전 문의는 필수. 개장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 입장료는 무료다. 매주 월·화요일 휴관. (063)859-3836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