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동부 도네츠크 청사, 친러 성향 주민들이 점거

우크라이나 동부도시 도네츠크에서 6일(현지시간) 친러시아 성향 주민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주정부 청사를 점거했다. 또 다른 동부도시 루간스크와 하리코프에서도 친러 시위가 벌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약 2000명의 주민이 도네츠크 시내 주정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지난 2월 수도 키예프의 반정부 시위 진압과정에서 시위대를 사살한 혐의로 체포된 경찰 특수부대 ‘베르쿠트’ 대원들에 지지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우크라이나 검찰과 국가보안국, 내무부 등은 앞서 3일 베르쿠트 대원 12명을 체포한 바 있다. 손에 러시아 국기를 든 집회 참가자들은 도네츠크주의 지위 결정을 위한 주민투표 실시도 요구했다. 이후 일부 시위대가 경찰 봉쇄를 뚫고 주정부 청사 안으로 진입해 건물을 완전히 점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청사에 걸려 있던 우크라이나 국기를 내리고 러시아 국기를 내걸었다.

이날 다른 동부 도시 루간스크에서도 약 1000명의 시위대가 국가보안국 건물주변에서 친러 성향 정치단체 ‘루간스카야 그바르디야’ 지도자 알렉산드르 하리토노프의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스스로를 주민들이 뽑은 루간스크주 주지사로 주장하며 친러 시위를 이끌던하리토노프는 지난달 14일 헌정 질서 파괴 혐의로 체포돼 수도 키예프로 압송된 뒤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다른 동부도시 하리코프 시내 자유광장에서도 이날 집회가 열렸다. 집회참가자들은 레닌 동상 인근에 모여 지난 2월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숨진 ‘베르쿠트’ 대원들에 대한 지지를 표시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공산당기와 소련기, 러시아 국기 등을 들고 연방제 채택을 위한 주민투표를 요구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