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6일 시복식 장소로 광화문 유력…"교황을 경호하라" 경찰 비상

“수십만명의 대규모 군중과 광화문을 둘러싼 고층 빌딩 사이에서 교황을 경호하라.” 오는 8월14일부터 18일까지 한국을 찾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경호하는 경찰에게 주어진 특명이다.

8월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식(가톨릭교도를 성자의 전 단계인 복자에 임명하는 의식) 장소로 광화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강신명 서울지방경찰청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교황 방한에 따른 시복식 장소가 광화문으로 거의 결정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도심 한가운데여서 교황의 경호에 만전을 기하려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이 방한하면 국가 원수에 준하는 최고 수준의 경호가 이뤄진다. 서울경찰청은 조만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구체적인 경호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경찰은 광화문 광장이 시복식 장소로 결정되면 광화문에서 서울시청 앞까지 최소 35만명 이상의 군중이 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 행사장 주변에 수십개의 출입구형 금속탐지기를 설치해 행사장 출입자를 철저히 통제할 계획이다. 태평로 2가 더플라자호텔에서 광화문에 이르는 구간의 교통도 전면 통제된다.

경호 업무를 하는 입장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광화문 광장을 둘러싼 고층 빌딩이다. 시복식이 토요일에 열리긴 하지만 수많은 사무실이 입주한 빌딩을 모두 통제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호를 위해서는 빌딩 옥상 출입을 통제해야 하고 행사 동안 창문을 열지 못하게 해야 한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