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펀드랩, 롱쇼트펀드 등 뜨는 상품에 '베팅'…ETF 적립식 랩, 해외지수·원자재…투자 대상 늘어

국내 주식시장이 3개월 만에 다시 2000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향후에도 좋아질 거라 예상하지만 미국 증시는 너무 오른 것 같다. 그렇다고 중국 투자를 하기엔 왠지 불안하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장이 상승해도 하락해도 모두 걱정이다.

세계 경제 성장둔화 가능성, 환율 불안에 따른 수출 부진 우려 등 여러 가지 위험 요인들로 인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안정성과 수익성을 갖춘 상품에 몰리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침체로 해외주식, 해외채권, 에너지관련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투자자들에겐 투자 방향이 광범위해지고 투자 위험에 더 노출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분할매수의 이점

업계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간접투자상품들을 활용하면 그나마 선택의 폭을 좁힐 수 있다. 물론 투자 시점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는 개인투자자들의 몫으로 남겨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원론적인 투자방법 중 하나가 분할매수다. 위험을 분산시키는 것은 현명한 투자의 제1원칙이다. 분할매수(적립)를 통해 투자할 경우 조정 국면 또는 하락 국면에서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일시에 목돈을 투자하는 거치식 투자보다 매수 시점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시장위험 노출을 줄일 수 있다.

또 적립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자산 누적 효과를 통해 목돈 마련의 기회도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한 상품이 적립식 투자 상품이다. 대표적으로 랩어카운트(Wrap Account·증권사가 고객 성향에 따라 자산운용을 통합적으로 해주는 서비스)를 이용한 적립식 랩 상품이다. 보수 저렴한 ETF랩

가장 일반적인 적립식 랩 상품으로는 펀드와 ETF(Exchange Trading Fund·상장지수펀드)를 활용한 것이 있다. 적립식 펀드랩의 경우 고객이 지정한 펀드 또는 회사가 추천하는 펀드로 적립되며 일반적으로 10만원부터 월 단위로 적립할 수 있다. 금융투자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펀드가 대상이다. 해외 주식투자, 해외 채권투자, 롱쇼트펀드, 미국에너지 인프라 관련 펀드 등 최근 주목받는 상품에 성과를 확인하면서 투자하는 것도 적절한 투자방법이 될 수 있다.

ETF는 가장 관심 높은 투자자산 중 하나다. 장기 투자와 자산배분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투자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식형펀드에 비해 보수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장중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 지수형 ETF의 경우에는 주식매매를 할 때 부과되는 증권거래세(0.3%)도 면제되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도 주식투자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시장은 3년간 박스권에 갇혀있지만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때에 ETF를 활용해 지수를 추종하는 ‘ETF 적립식 랩’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개별 종목 투자보다 변동성은 낮추고, 지수 움직임에는 적극 대응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한 상품도 나온다. 최근에는 국내 지수뿐 아니라 해외지수 및 채권, 농산물, 금 은 등 원자재, 그리고 중국 관련 ETF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투자 방식도 매월 지수관련 ETF에 단순 적립 투자하는 방식에서 지수 움직임에 따라 투자비중을 조정하는 방법, 여러 업종 ETF에 분산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적립하는 방법, 해외관련 ETF에 투자하는 방법 등 ETF 적립식 상품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환매 시점이 ‘관건’ 적립식 랩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환매시점에 대한 결정이다. 적립식 상품의 성공 포인트는 가입 시점보다는 환매시점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립식 상품은 대개 최소 3~5년 정도를 목표로 투자하게 된다. 결국 적립투자의 성공 비결은 무엇보다도 목돈이 된 적립금액의 적절한 매도 시점을 잡는 것이다. 목표수익률이나 목표금액에 도달하게 되면 환매하고, 다시 새롭게 적립식 상품을 가입하는 전략이 계속 보유하면서 재투자하는 것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다. 적립식 랩 가입 시점에 고객이 정한 목표수익률, 목표금액, 목표지수를 달성하면 자동적으로 환매되거나 안전 자산투자로 전환하는 서비스를 활용하면 적립투자의 고민거리인 ‘어느 시점에서 투자수익을 취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해결될 것이다.

국내 상장된 국내주식형 ETF(KODEX200, TIGER200 등)를 제외한 ETF(해외, 채권, 레버리지, 인버스)를 매도할 때 자본이득과 ETF의 과표상승분 중 적은 금액에 대해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된다. 매매차익이 발생했을 때 그 매매차익과 상관 없이 이자소득 정도에 세금이 부과되는 것인 만큼 매우 작은 규모다. 국내 지수형 외 적립식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환매시점에서 작지만 세금 발생 여지가 있다는 점을 알고는 있어야 한다.

홍윤수 < 현대증권 랩운용부 차장 yoonsoo@stockmark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