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분양형 호텔] 호텔 모델하우스는 '강남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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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역 인근 줄지어 서있어서울 양재동 지하철 3호선 양재역 5번출구 인근에는 ‘제주 분양형 호텔’이라는 입간판을 내건 모델하우스가 줄지어 서 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분양형 호텔 3곳이 모델하우스를 마련하기도 했다.
계약자 절반은 강남권 거주민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급에 나선 분양형 호텔의 대부분이 강남에 모델하우스를 차리고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제주 함덕 호텔’은 양재동에, ‘제주 브라이튼 호텔’은 청담동에 모델하우스를 차렸다. ‘호텔 리젠트마린 제주’는 서초동에 자리잡았다. 호텔 모델하우스가 강남에 집중돼 있는 것은 투자자의 상당수가 강남권에 거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분양에 나서 두 달 만에 100% 계약을 달성한 ‘제주 서귀포 1차 호텔’(243실)의 계약자 현황을 살펴보면 50%가량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권 거주자다. 현재 분양 중인 ‘제주 센트럴시티 호텔’(240실)의 계약자 현황을 중간 집계한 결과에서도 전체 계약자의 40%가량이 강남구와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살고 있는 이들로 나타났다. 제주 연동의 ‘JK 제주 호텔’(225실)은 계약자 30% 이상이 강남·서초·송파구 주민이고, 10%가량은 분당구 주민이다.
‘제주 비스타케이 천지연’(228실) 역시 강남3구 예약자가 절반을 넘는다. 건입동에서 공급되는 ‘리젠트 마린’(327실) 모델하우스의 방문객은 60% 정도가 강남3구 거주자다. 이들 호텔의 모델하우스 역시 도곡동·서초동·반포동 등 강남권에 자리잡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분양형 호텔의 경우 강남 거주민이 실수요자이자 투자자인 경우가 많다”며 “이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교통이 좋고 상징성이 있는 강남에 모델하우스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강남 투자자들이 분양형 호텔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뭘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임대수익률을 꼽는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오피스텔 상가 등의 수익률이 4~5%대에 불과해 최근에 주목받는 분양형 호텔로 눈을 돌린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임대소득 과세 강화 방안을 담은 ‘2·26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이 강남 투자자들의 눈을 분양형 호텔로 돌리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전문인 법무법인 열린의 정충진 변호사는 “강남의 임대사업자는 대부분 월세 소득이 높은 까닭에 추가로 집을 사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며 “새로운 대안을 찾아 호텔 상가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