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발명 보상금 80억 달라"…퇴직한 LG연구원 소송 제기

"LTE기술 개발 보상 못받아"
LG전자 "협의 계속 해왔다"

관련법 시행으로 소송 잇따라

퇴직한 LG전자 선임연구원이 회사를 상대로 최대 80억원대의 직무발명 보상금 소송을 제기했다.

소속 직원에게 특허 등 지식재산권 발명에 대한 대가 지급을 사실상 의무화한 개정 발명진흥법이 지난 1월 3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비슷한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LG전자 선임연구원이었던 A씨는 “4세대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원천기술 개발에 따른 발명 보상금을 받지 못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2억원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소송이 유리하게 전개될 경우 소가를 80억원 이상으로 높일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LG전자 선임연구원으로 들어가 2008년 LTE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데 핵심 멤버로 활동했다. LG전자는 LTE 표준특허로 인정받은 이 기술을 미국 통신회사, 휴대폰 제조업체 등과 계약을 체결해 앞으로 4세대 이동통신 휴대폰 제조에 이 기술을 공유하기로 했다. 또 2011년 12월 이 기술을 포함해 네 건을 팬택에 양도하며 약 95억원을 받았다.

또 미국 통신회사, 휴대폰 제조업체 등과 계약을 체결해 앞으로 4세대 이동통신 휴대폰 제조에 이 기술을 공유하기로 했다. A씨는 보상을 받지 못한 채 회사를 나왔다.

A씨를 대리하고 있는 보리움 법률사무소의 박의준 변호사는 “LTE 표준특허 1개의 가치는 스마트폰 가격, 스마트폰 판매대수 등을 이용해 구하면 450억원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며 "A씨의 공헌도를 감안할 때 80억여원의 발명보상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측은 “지난해 A씨와 협의했지만 무리한 금액을 요구해 소송에 이르게 됐다”고 전했다.

이와 유사한 사건은 또 있다. LG전자 연구원으로 있다 나온 B씨는 지난 2월 말 무선 통신인 와이파이(Wi-Fi) 원천기술 발명에 따른 보상금을 받지 못했다며 1억여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 현직 연구원 안모씨가 회사를 상대로 초성 검색 발명에 대한 보상금을 달라며 제기한 소송은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안씨는 1억1000만원을 요구했지만 작년 7월 1심은 1091만원 보상 판결을 내렸다.

개정 발명진흥법 제10조는 대기업·중견기업이 종업원과 사전에 직무발명 사용(통상실시권)과 관련한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면 종업원의 발명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대형 로펌 지식재산권팀의 한 변호사는 “개정법은 보상규정을 만들 때 종업원 과반수와 협의하도록 하는 등 회사에 의무 사항을 늘렸다”며 “사전에 적절히 준비하지 않으면 직무발명 보상금 분쟁이 자주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