濠로이힐 철광석 광산 72억弗 PF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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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포스코는 그동안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해외 투자로 재무건전성 압박을 받아왔다. 권오준 회장이 철강 본업에 충실한 내실 경영을 강조한 것도 이런 지적과 무관치 않다.
사업무산 우려 '비관론' 불식…포스코, 대외 신인도 긍정적
2015년 하반기부터 생산…27년간 年 1100만t 확보
철광석 자급률 50%대 달성
특히 호주 로이힐 광산은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포스코 사상 최대인 1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까지 제대로 진척되지 않았다. 포스코 자금 운용과 신용도에 큰 부담이 됐다. 하지만 로이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성공으로 개발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게 돼 포스코는 큰 시름을 덜게 됐다. ○포스코 신용도 개선 등에 큰 도움
포스코는 2010년 1월 호주 북서부 필바라에 있는 로이힐 광산을 가진 핸콕과 투자협력 계약을 맺었다. 2012년 3월 광산 개발을 위해 설립한 로이힐홀딩스 지분 15%를 인수키로 했다. 포스코는 지분 2.5%를 대만 차이나스틸에 넘겨 현재 12.5%를 보유하고 있다.
로이힐 개발은 시공사로 선정된 삼성물산 주도로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됐다. 철도 항만 도로 등 기반 시설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경기 침체 영향으로 철강 수요가 줄자 철광석 가격도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분위기였다. 로이힐 역시 수익성이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를 모으지 못했다. 이 때문에 개발이 무산될 위기까지 몰렸다. 삼성물산의 하도급 업체인 포지(Forge)가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비관론은 극에 달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포스코의 로이힐 투자사업은 2014년까지 현금흐름 창출을 기대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가뜩이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던 포스코는 지난해 1조5000억원가량 되는 지분인수 대금 납부를 최대한 미뤘다. 로이힐 지분을 사실상 매각하는 유동화 방안까지 검토했다.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은 상황에서 사업 지연을 무작정 지켜볼 수 없었다. 이번 자금 조달이 포스코의 자금 운용 등에 숨통을 터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공정률 35% … 내년 하반기 생산 포스코의 해외진출 전략은 한마디로 ‘제품 생산은 고객사가 있는 시장 근처에서, 쇳물 생산은 광산 근처에서’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쇳물 생산은 올해 인도네시아 제철소가 가동되긴 했지만 아직까지 광양과 포항제철소에 대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다.
광산 근처에서 생산하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내려면 가격이 싸면서도 품질 좋은 철광석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한다. 경기 악화만 없었다면 남미 등에 비해 지리적으로 가까워 수송이 유리하고, 품질도 뛰어난 호주 철광석 광산은 최적의 투자 대상이었다.
포스코는 로이힐 개발을 통해 2015년 하반기부터 27년 동안 연간 1100만t의 철광석을 공급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장량이 23억t인 로이힐은 연간 5500만t 채굴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현재 30% 수준인 포스코의 원료 자급률은 50%대로 높아진다. 지난달 말 기준 로이힐 개발 공사의 공정률은 35%다. 수익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t당 125~13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로이힐은 t당 60달러가 돼도 수익이 날 수 있는 광산”이라고 설명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