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No'만 하던 그녀가 'YES' 외치게 만들 화법

10초 안에 결과를 얻는전달의 기술

사사키 케이이치 지음 / 홍성민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4쪽 / 1만3000원
상사맨 김동훈 대리(33)는 번번이 데이트 신청을 퇴짜맞는다. 관심 있는 여자가 생기면 “우리 데이트하자”고 끈질기게 달려들지만 실패하기 일쑤. 외모와 스펙 모두 평균 수준은 되는데 뭐가 문제일까.

《10초 안에 결과를 얻는 전달의 기술》은 상대방에게 ‘예스’를 끌어내는 화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일본의 카피라이터인 저자는 일하며 직접 터득한 의사전달 기술을 이 책에 담았다. 저자는 “취업 면접, 승진시험에서 합격하는 사람과 떨어지는 사람은 차이가 나는데 그중 90%는 생각을 말로 전달하는 방법에 있다”며 “면접, 사랑고백, 각종 사업미팅 등에서 ‘노’라는 결과를 ‘예스’로 바꿀 수 있다면 남들보다 두세 걸음 앞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3단계를 거치면 노를 예스로 만들 수 있다. 생각나는 것을 그대로 말하지 않는 게 첫 단추다. 저자는 “뭐든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은 도박이나 마찬가지”고 말한다. 그 다음은 상대의 머릿속을 상상해야 한다. 상대의 기호와 성격, 자신의 부탁을 어떻게 생각할지를 떠올린다. 마지막 단계는 상대가 바라는 이점과 일치하는 부탁을 만드는 것. 상대가 ‘오케이’할 만한 부탁을 만든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사내 여직원인 유 대리가 새로운 것과 이탈리아 음식을 좋아한다는 정보를 알아냈다고 하자. 그렇다면 그에게 데이트 신청할 땐 “우리 데이트하자” 대신 “진짜 놀랄 만큼 맛있는 파스타집이 있는데, 가지 않을래요?”하고 묻는다.
상대가 싫어하는 것을 회피하도록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 대신 ‘잔디밭에 들어가면 농약 냄새가 옷에 밸 수 있다’는 경고판을 만드는 식이다.

선택의 자유를 주는 방법 역시 효과적이다. 비즈니스를 할 때 ‘A안 어떠세요?’ 대신 ‘A안과 B안이 있는데 어느 쪽이 마음에 드십니까?’라고 물어보자.

공부는 안 하고 게임만 하는 자녀에겐 어떻게 말해야 할까. 저자는 “‘빨리 방에 들어가 공부해!’ 대신 ‘우리 같이 공부하자’고 말하라”고 조언한다. 이른바 팀워크화하기다. 이 밖에 인정욕구 채워주기, 당신만으로 한정하기, 감사 표현하기 등의 방법이 있다. 이 책에는 강한 말을 만드는 기술도 실려 있다. 서프라이즈 말 넣기, 공백 넣기, 적나라하게 표현하기, 반복하기 등이다. 그중 공백 넣기는 정치인에게 유용해 보인다.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가장 전하고 싶은 말을 정한다. 그 다음 반대어를 생각해 앞쪽에 넣는다. 그후 앞뒤가 연결되도록 자유롭게 말을 채워넣자. 만화 슬램덩크에 나오는 “너를 위해 팀이 있는 게 아니야, 팀을 위해 네가 있는 거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예루살렘상 수상 연설에 나오는 “높고 단단한 벽에 부딪혀 깨지는 달걀이 있다면 나는 언제나 달걀 편에 설 것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연설에 쓴 “이것은 나의 승리가 아닙니다. 당신의 승리입니다”가 대표적인 공백 넣기 화법이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