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성공하려면 '개미귀신'처럼 하라

살아 있는 것들은 전략이 있다 / 서광원 지음 / 김영사 / 376쪽 / 1만5000원
하늘의 사냥꾼인 매의 추격을 받는 비둘기 한 마리가 있다. 평균시속 50~60㎞로 나는 비둘기는 시속 150~200㎞로 나는 매의 추격을 피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비둘기를 쫓는 매는 서로의 속도를 감안해 만나게 되는 지점을 치밀하게 계산한 뒤 그 접점을 향해 날아간다. 그런데 도망치던 비둘기가 어느 순간 날갯짓을 딱 멈춰버리면? 매는 허망하게 허공을 가르고 비둘기는 유유히 위기를 피해 나간다.

우리는 흔히 강자만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논리가 세상을 지배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연은 빠르고 세고 큰 것만이 생존하는 곳이 아니다.《살아 있는 것들은 전략이 있다》의 저자는 작은 생물이라도 자신만의 분명한 생존전략을 갖고 자연에 적응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더 나아가 이런 자연 생태계의 원리가 경영과 리더십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가 보여준다.

개미귀신은 땅에 깔때기 모양의 구멍을 파서 개미가 미끄러지게 하는 전략으로 먹이를 잡는다. 하지만 아무리 힘들게 판 구멍이라도 일정 시간 이상 개미가 걸려들지 않으면 과감히 장소를 옮긴다. 세계의 강소기업인 ‘히든챔피언’들이 개미귀신과 똑같은 전략을 구사한다고 저자는 전한다. 이들은 한우물 파기 전략으로 알게 모르게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끊임없이 세상의 변화를 읽으면서 환경에 맞는 우물을 판 것이 그들의 진정한 성공비결이라는 얘기다.

위기를 감지하면 기존 질서를 흔들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버리는 아메바, 위험한 폭풍 속으로 뛰어들어 멀리 날아오를 힘을 얻는 앨버트로스, 척박한 환경 속에서 변신을 통해 살아남는 흉내문어 등 다양한 생명체의 생존방식을 통해 자신만의 차별화된 삶의 전략을 찾으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