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항 9년 제주항공, 5개국 11개 도시 14개 노선 '화려한 비상'

노래하며 춤추고…감성서비스로 '고객감동'

제주항공·진에어 등 국내 5개 LCC 업체 총 매출 1조 넘어서
노선도 中·日·필리핀·태국등 아시아 전역 확대

항공권 예약·예매 수수료 없고 위탁수화물도 20㎏까지 공짜
국내선 생수·감귤주스도 무료 無料
저비용항공 외국여행시대 활짝

저비용항공(LCC) 전성시대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 이스타 등의 국내 5개 LCC 업체의 지난해 총 매출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노선 또한 김포~제주를 넘어 중국, 일본, 필리핀, 태국,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지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국내선 분담률 47.8%… 5년 새 급속 성장

지난해 LCC의 국내선 분담률은 47.8%까지 뛰었다. 국토교통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0년 2.3%에 불과했던 국제선 분담률도 중국, 동남아 노선의 적극적인 확충에 힘입어 지난해 10% 수준까지 올랐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한 LCC가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 4323억원, 영업이익 152억원, 당기순이익 19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매출 530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항공 차별화된 서비스로 각광받아

2005년 1월 설립된 제주항공은 국내 LCC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국내선은 김포~제주, 부산~제주, 청주~제주 노선을 운항하고 있으며 오는 7월3일 대구~제주 노선에 새로 취항할 예정이다. 국제선은 일본과 중국등 5개국 11개 도시 14개 노선에 취항하고 있으며 6월1일 홍콩 노선을 증편한다.


제주항공은 승객을 위해 마술, 우쿨렐라 공연 등 다양한 서비스로 호평을 받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이처럼 제주항공이 성장을 거듭한 것은 다른 LCC와는 차별화된 마케팅과 고객 서비스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통합프로모션 브랜드 ‘찜’을 만들어 부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노선별 할인특가나 이벤트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해 고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제주항공은 한류마케팅에도 여타 LCC보다 한발 앞서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최근 일본과 태국, 필리핀, 홍콩 등 아시아권역에서 제주항공의 주요 타깃 소비자인 20~40대 사이에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한류스타 이민호를 모델로 선정했다. 최근에는 이민호의 사진으로 감싼 두 대의 항공기를 국내외 노선에 투입하기도 했다.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자유여행 라운지를 괌, 세부, 파타야 중심가에 개설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라운지에서는 현지의 관광정보 및 쇼핑, 교통편 소개는 물론 각종 옵션관광, 픽업 서비스, 렌터카 등을 예약할 수 있다. 자유여행 중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의료지원이나 통역지원 서비스도 해준다.
노선확대 등 육성책 절실제주항공이 특히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고객 편의성.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난 1일부터 시행 중인 지정좌석제. 승객이 선호하는 좌석을 직접 지정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공간이 넓은 맨 앞줄과 비상구 좌석에 대해 국내선의 경우 5000원(편도 기준)을 더 내면 사전에 지정할 수 있다 국제선의 경우 편도기준 1만5000~2만원이면 선호 좌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내 좌석에 여유가 있을 때 옆 좌석을 비워둔 채 여행하고 싶다면 국내선의 경우 편도 5000원, 국제선의 경우 2만(동북아 노선)~3만원(필리핀 마닐라 태국 등 노선)에 이용할 수 있다.

승객들을 위한 감성 서비스도 특별하다. 카드나 꽃 등의 소품을 활용한 마술 시연, 현재 지나고 있는 상공의 주요지점을 승무원이 설명해주는 안내해주는 서비스로 호평을 받고 있다. 우쿨렐레와 마라카스 등의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승무원들이 연주를 들려 주기도 한다. 가위바위보 등의 게임을 진행해 선물을 주기도 하고, 풍선아트나 페이스페인팅, 캐리커처 등을 그려줘 어린이 승객들을 즐겁게 한다.

양성진 제주항공 상무는 “제주항공은 대형 항공사에 비해 손색이 없을 만큼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승객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며 “규모의 경제로 원가를 절감하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도록 LCC의 노선을 확대해 주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취항 노선이 다양해지면 기존 항공사들과의 경쟁에 따라 요금이 다양화되고 승객들의 선택 폭도 넓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제주항공만의 특별한 서비스

저비용항공사(LCC)는 운항에 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는 대신 항공요금을 싸게 해주므로 항공요금 외의 서비스에서는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항공권 예약, 화물칸을 이용하는 위탁수하물, 좌적 지정 등을 위해 돈을 더 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같은 LCC라도 제주항공의 서비스는 여타 외국계 LCC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기성 항공사에 못지않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항공권 예약·예매 때에도 수수료 낸다고?

외국계 LCC의 경우 판매 채널에 따라 예약 시에도 수수료가 발생한다. 에어아시아와 스쿠트항공은 예매 시 수수료를 승객이 부담하게 한다. 예약 때 드는 인건비나 시스템 유지비 등을 소비자에게 부담시키고 있는 것. 일본계 피치항공과 바닐라에어는 인터넷 예매 시에만 수수료가 없고 콜센터와 공항 예매 땐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에 비해 제주항공은 인터넷, 모바일, 콜센터, 공항 등 예매 장소나 방법과 상관없이 무료다.

짐은 어떻게 하지? 제주항공은 무료

항공사는 수하물을 좌석 위에 싣는 기내수하물과 화물칸에 싣는 위탁수하물로 구분한다. 해외여행을 떠날 때 이런저런 짐을 챙기다보면 기내수하물로는 모자라 화물칸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외국계 LCC들은 풀 패키지 요금제나 비즈니스 요금제 등 운임이 비싼 경우에만 위탁수하물을 무료로 부칠 수 있다. 할인항공권을 예매할 경우에는 예외 없이 화물요금이 추가로 부과된다. 스쿠트항공의 경우 5시간 이내 노선을 이용하면 가장 싼 인터넷으로 위탁수하물을 예약해도 1만9800원을 더 내야 한다. 그러나 제주항공의 국제선 위탁수하물은 기존 항공사들이 허용하는 평균 범위인 20㎏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승객을 위해 마술, 우쿨렐라 공연 등 다양한 서비스로 호평을 받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외국계LCC는 지정 좌석도 유료로

승객이 선호하는 좌석을 지정할 때도 추가 비용을 내야 하나 외국계 LCC도 적지 않다. 피치항공의 경우 인천~간사이 노선의 좌석을 지정하려면 1만8300원을 별도로 내야 한다. 스쿠트항공은 좌석 지정뿐만 아니라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는 우선 탑승권까지 유료로 구입해야 한다. 제주항공의 경우 일본 노선을 이용할 때 좌석 간 간격이 넓은 맨 앞줄 좌석과 비상구열 좌석에 앉으려면 1만5000원을 현장에서 더 내야 하지만 다른 일반석은 사전에 지정할 수 있다.

유료 기내식 시대…제주항공은 물 제공

최근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LCC의 유료 기내식 서비스는 친숙해졌다. 국제선의 경우 제주항공을 비롯한 국내 LCC 5개사 모두 기내에서 스낵과 음료 등을 유료로 판매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외국계 LCC와 달리 물은 무료로 제공하면서 그 밖의 모든 음료와 스낵은 유료로 제공하는 에어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선의 경우 생수와 감귤주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저비용항공 오해와 진실

○저비용 항공기는 안전에 문제가 있다?

▲아니다.

비행기의 나이인 기령(機齡)은 항공기 안전을 결정하는 최우선 요소가 아니다. 안전한 항공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비를 얼마나 잘하느냐, 기장의 실력이 뛰어난가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기성 항공사인 미국 델타나 아메리카 항공 같은 경우 한국에서는 운항하지도 않는 기종을 아직도 사용한다. 에어아시아 같은 대형 저비용항공사는 자체 공장을 갖추고 각국 규정에 맞게 정비하고 있으며 규모가 작은 저비용항공사들도 정비 시설을 갖춘 기성 항공사에서 아웃소싱 정비를 하기 때문에 안전에 큰 영향은 없다. 기장은 기성 항공사의 인력 중에서 스카우트하거나 기장이 되는 과정을 제대로 마친 사람이 운항하기 때문에 기성 항공사와 인력에 있어서 별반 다르지 않다.

○결항이나 지연이 잦다?

▲부분적으로 맞다

항공기의 결항이나 지연은 기상 상황이 좋지 않거나 기체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에 발생한다. 이런 경우 기성 항공사는 기체의 여유가 많아서 다른 항공기로 대체할 수 있지만 비행기 보유 대수가 적은 저비용항공사로선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다. 국제선의 경우 대부분 하루에 1~2회 운항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예상치 못 한 사고나 정비 불량이 발견되면 해당 편수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항공편이 결항되는 경우 대형 항공사는 숙소를 제공해 주지만 저비용항공사는 대개 운임을 환불하고 식비 정도를 준다. 그러나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기성항공사에 준하는 조치를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 승객들은 항공을 고급 교통수단으로 생각해서 저비용항공사라도 기성 항공사에 준하는 서비스나 조치를 해줘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저비용항공기는 프로펠러 기종? 많이 흔들린다?

▲아니다

국내에서는 한때 한성항공과 제주항공이 프로펠러 기종인 ‘터보프롭기’를 운영했다. 프로펠러 비행기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위험한 기종이 아니다. 오히려 엔진이 꺼져도 활강이 가능해서 제트기종보다 승객들의 생존율이 높다. 참고로 미국 국내선에는 아직도 프로펠러기를 쓰는 항공사가 많다. 국내에서는 승객들이 프로펠러 기종에 대한 편견이 강해서 제주항공의 경우 2010년부터 보잉737이나 보잉800으로 바꿨다. 터보프롭기는 물론 모두 팔아버렸다. 마찬가지로 저비용항공기가 더 흔들린다는 것은 편견이다. 난기류에 걸리면 제아무리 최신형의 비행기라도 흔들리기 마련이다.

○생각보다 싸지 않다.

▲아니다. 저비용항공기라 하더라도 성수기나 주말의 인기 있는 항공편 좌석을 출발이 임박해서 구입하려면 당연히 비싸다. 그 외에는 저비용항공기의 요금이 확실히 싸다. 저비용항공사는 승객의 이용 패턴에 맞춰 탄력 요금제를 적용한다. 제주항공은 김포~제주 항공권을 9900원에 내놓는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특히 국제선 요금의 경우 기성 항공사에 비해 확실히 경쟁력이 있다. 김포~일본 노선의 경우 10만~25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