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주택청약 '불꽃'…대구 76대1·전주 20대1·천안 15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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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종시·혁신도시가 지방분양 시장 활황 주도봄 분양시장에서 지방 아파트들이 최고 100 대 1이 넘는 경쟁률로 속속 1순위에 마감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공급이 부족했던 대구 천안 등과 지방으로 이전하는 정부 부처와 공기업이 몰리는 세종시와 혁신도시들이 분양시장 활황을 선도하고 있다.
대구, 중소형 공급 부족이 원인
혁신도시, 중심지 부상 기대감
1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대구 북구 칠성동에서 나온 ‘대구 오페라 삼정그린코아’ 아파트가 지난 10일 최고 107 대 1, 평균 76 대 1의 1순위 경쟁률을 기록했다. 409가구 모집(특별공급분 제외)에 3만1436명이 몰렸다.
호반건설이 충남 천안시 불당지구에서 지난주 공급한 ‘천안 불당 호반베르디움’도 평균 15 대 1, 최고 30.8 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호반건설이 전북 전주시에서 분양한 ‘전북혁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의 경우 633가구 모집에 1만2710명이 몰려 최고 169.4 대 1, 평균 20 대 1의 1순위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달 말 전남 나주혁신도시에서 분양된 ‘중흥S-클래스 센트럴’도 6.9 대 1로 1순위 마감됐고, 작년 말 세종시에서 중흥건설 모아건설 등이 공급한 아파트도 모두 순위 내에서 청약을 끝냈다.
작년부터 지방 분양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대구에선 2008년 이후 사라졌던 ‘웃돈(프리미엄)’까지 재등장했다. 지난달 말 분양된 대구 침산 화성파크드림엔 최고 2000만원의 웃돈이 형성됐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한동안 중소형 아파트 공급이 부족했던 게 원인이지만 전국의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이 단기매매를 위해 대구로 몰리면서 과열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9년 1월 2만1560가구에 달했던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2월 말 615가구로 줄었다. 2003년 10월(420가구)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혁신도시 기업도시 세종시 등 지방 신도시에선 정부청사와 공기업 이전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이 이전하는 전북혁신도시는 2011년 말부터 분양이 시작돼 사실상 민간분양이 마무리되는 단계지만 여전히 활황이다. 호반건설의 정우종 과장은 “인프라가 새롭게 구축되는 신도시여서 이전기관 종사자들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들도 새 집 갈아타기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에선 입지에 따라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서울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의 1~3순위 청약에선 1.5 대 1의 평균 경쟁률이 나왔다. 유승종합건설이 인천 구월 보금자리지구에 선보인 ‘구월 보금자리지구 한내들 퍼스티지’는 평균 0.9 대 1로 미달됐다.
이번주에도 지방 청약시장의 열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번주에는 부산 연산동 ‘시청역 브라운스톤 연제’등 전국 12개 단지에서 7501가구(임대 포함)가 청약신청을 받는다.
문혜정/김동현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