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충당금 환입…한국GM, 작년 영업이익 1조

쉐보레 유럽사업 철수로 비용 2916억 손실 반영
한국GM이 사상 처음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통상임금 확대 적용과 관련한 소송이 제기되자 미리 쌓아둔 8000억원 이상의 충당금 중 지난해 7900억원 상당을 이익으로 환산한 덕이다. 이런 일회성 손익을 빼더라도 3400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GM은 감사보고서(개별 재무제표 기준)를 통해 지난해 15조6039억원의 매출과 1조86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14일 밝혔다. 2012년에는 340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1년 만에 큰 폭의 흑자로 돌아섰다.

대규모 충당금 환입이 턴어라운드의 직접적 배경이 됐다. 앞서 한국GM은 1만여명의 근로자가 무더기로 통상임금 관련 소송을 내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2012년까지 8139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그러나 작년 말 대법원이 ‘고정 성과급을 통상임금에 포함한다는 원칙을 소급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자 한국GM은 지난해 결산에서 통상임금 관련 충당금 중 일부인 7890억원을 이익으로 환입했다.

한국GM은 “대법원 판결로 근로자들에게 최근 3년치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낮아져 대부분의 충당금을 이익으로 환산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또 미국 GM 본사의 쉐보레 브랜드 유럽사업 철수 결정으로 2916억원의 비용을 떠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쉐보레 판매법인 17곳을 운영 중인 한국GM은 지분법 손실에 따라 지난해 2499억원을 영업 외 비용으로 반영했다. 유럽 딜러 지원금 등으로 쓴 417억원은 영업 비용으로 환산했다.

통상임금과 유럽 쉐보레 철수로 인한 일회성 손익을 빼면 한국GM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389억원으로 추산된다. 사상 최대 이익을 낸 2007년(4722억원)보다는 적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 이후 가장 많다. 한국GM이 쉐보레베트남 등 해외 자회사 실적을 반영해 이달 말 공시하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하면 영업이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3년간 한국GM은 해외 부문에서 1000억~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경차와 소형차보다 중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을 늘려 지난해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올해도 마진율이 높은 차량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