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들린 목소리…'천상의 3色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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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음의 소프라노 나탈리 드세이세계적인 성악가들이 이달 잇따라 내한 공연을 펼친다. 남성 성악가가 여성 음역대를 넘보는 카운터테너부터 초절정의 기교를 뽐내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서정성과 감미로움을 동시에 지닌 리릭 테너까지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3명의 성악가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섬세한 '카운터 테너' 필립 자루스키
지적인 '리릭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
보스트리지 19일, 드세이 22일, 자루스키 30일 잇단 공연
오는 30일 오후 8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나는 프랑스 출신의 필립 자루스키는 섬세하면서도 강한 미성으로 평가받는 카운터테너다. 카운터테너는 훈련을 통해 남성 최고 음역인 테너를 넘어 여성 음역에 해당하는 고음을 낼 수 있는 남성 성악가를 가리킨다. 여성의 무대 출연이 금지됐던 18세기 서양에선 사춘기 전에 거세당한 남자가수 ‘카스트라토’들이 고음역을 도맡았다. 전설적 카스트라토 파리넬리를 소재로 한 이탈리아 영화 ‘파리넬리’를 통해 이들의 삶이 소개되기도 했다.
20세기 초 바티칸의 금지로 카스트라토는 공식적으로 사라졌다. 이후 학습과 훈련을 통해 소녀 같은 음색으로 노래하는 카운터테너가 등장했다. 자루스키는 안드레아스 숄과 더불어 현재 가장 주목받는 카운터테너다.
이번 공연에선 18세기의 대표적 카스트라토였던 파리넬리와 카레스티니를 위해 당시 런던 오페라계를 양분한 포르포라와 헨델이 경쟁적으로 작곡한 아리아와 기악곡을 선보인다. 공연 제목도 ‘전설의 배틀’이다. 이탈리아의 대표적 바로크 앙상블인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4만~11만원. (02)2005-0114 영국의 ‘지적인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도 오는 19일 오후 7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무대에 오른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대에서 역사와 철학을 공부한 보스트리지는 26세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10대 때부터 성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성악가가 되기로 결심, 강단에 서는 동시에 1993년부터 성악가로서 활동해왔다.
그가 이번에 들려줄 곡은 슈만의 연가곡 ‘리더크라이스’와 ‘시인의 사랑’ 등이다. 독일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에 슈만이 음악을 입힌 곡이다. 보스트리지는 “슈만의 가곡에는 낭만적 감정은 물론 목소리와 피아노가 긴밀하게 결합돼 있다”며 “때로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둘 중 무엇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20년 이상 보스트리지와 호흡을 맞춰온 피아니스트 줄리어스 드레이크가 반주한다. 이들은 이번 공연과 같은 프로그램의 음반으로 1998년 그라모폰 베스트 솔로 보컬상 등을 받았다. 2만~8만원. 1577-7766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 유명한 프랑스의 성악가 나탈리 드세이도 오는 22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펼친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과 유럽을 오가며 활동해온 그는 들리브의 오페라 ‘라크메’의 주인공 ‘라크메’와 모차르트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등 소프라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음역대의 배역을 소화하며 세계적 명성을 떨쳤다. 이번 공연에선 클라라 슈만, 브람스, 뒤파르크, 풀랑크, 라흐마니노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드뷔시 등 다양한 작곡가의 대표적 가곡을 선보인다. 5만~16만원. (02)547-5694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