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체세포로 줄기세포 복제 첫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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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원 연구소 세계 최초
논란많던 황우석 방식으로 체세포 복제 성공
환자 맞춤 치료제 개발 기대
![< 체세포 복제 과정 > (a)기증받은 난자(화살표는 제거해야 할 유전물질)→(b)유전물질이 있는 부분을 절개→(c)세포질을 밀어 유전물질 제거→(d)성인 남성의 체세포(화살표)를 난자에 밀어 넣고 융합 유도. 차병원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1404/AA.8590694.1.jpg)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동률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 교수, 정영기 미국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 교수 연구팀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17일 발표했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1404/01.8591222.1.jpg)
차병원 연구팀은 오리건대 연구팀이 태아, 신생아의 세포를 활용한 것과 달리 환자 치료에 실제 적용할 수 있도록 35세, 75세 성인 남성의 피부세포를 기증받아 체세포복제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체세포복제줄기세포로는 세계 두 번째이고 성인 체세포를 이용한 사례로는 첫 성과다. 증식 능력이 뛰어난 태아의 세포와 달리 이미 분화를 마친 성인 세포는 줄기세포로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게 학계의 평가다. 연구팀은 49개의 난자를 기증받아 진행한 1차 연구에서는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해 77개의 난자를 이용한 2차 연구에서는 2개의 줄기세포를 얻었다. 2차 연구를 기준으로 삼을 때 성공률은 2.6%다. 피부세포를 기증한 성인 남자와 유전자 분석이 일치하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2009년 국내에서 같은 연구를 진행하다 실패했다. 이후 난자를 기증받는 게 상대적으로 쉬운 미국으로 옮겨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피부세포, 난자 기증자 모두 미국 국적자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난자에서 핵을 빼낸 뒤 체세포 핵을 치환하는 시간, 난자 활성화 방법, 배양물질, 줄기세포 분리 방법 등 줄기세포를 만들 때 사용한 요소 기술을 국제특허로 출원한 상태다. 이동률 교수는 “성인환자의 맞춤형 체세포복제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의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안정성 시험, 임상 등 많은 과정이 남아 있다”면서도 “차병원은 줄기세포를 활용한 노인성 망막변성 치료제를 개발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실제 치료제 개발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