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4개월 만에 하락…분양·경매 열기는 '후끈후끈'

수도권에 이어 서울 아파트값도 4개월여 만에 하락했다. 전·월세 임대소득 과세 강화 방침을 담은 ‘2·26 주택 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강남권의 고가 분양 아파트와 경매시장에는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은 지난 14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전주보다 0.02% 하락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2일(-0.01%) 이후 18주 만이다. 지난달 24일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강남권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4% 떨어지며 이전주(-0.02%)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강북권도 상승폭이 0.03%포인트 둔화되며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를 부채질했다.

그러나 투자 수요가 줄어든 반면 새 아파트에 관심을 갖는 실수요자들이 늘면서 3.3㎡당 분양가가 3000만원을 웃도는 고가 강남권 분양 아파트는 잇따라 분양에 성공했다. 서울 논현동 ‘아크로힐스 논현’(3.3㎡당 3080만원)은 지난 16일 1순위 청약에서 6.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앞서 분양된 역삼동 ‘역삼 자이’(3.3㎡당 3150만원)도 평균 1.8 대 1의 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법원 경매시장에서도 강남3구 아파트 인기는 뜨겁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6.6%로 전년 동월(77%), 전월(85.7%)과 비교해 상승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투자자가 많은 재건축 아파트 매수 수요는 줄어든 반면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새 아파트와 경매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