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으로 간 농협 수출개척단…中 유통 큰손 "한국 농식품 즉각 수입"

中 고소득층 먹거리 안전 관심 높아 수입 급증
높은 검역장벽 뚫기위해 정부 체계적 지원 절실
지난 18일 중국 난징에 위치한 대형 유통업체 수궈마트 본사에서 열린 농협 수출개척단 수출상담회. 김욱 NH농협무역 상해법인 대표(오른쪽)와 홍석환 서원농협 팀장(왼쪽)이 수궈마트 구매담당자들에게 선식 제품인 ‘곡물 스무디’를 홍보하고 있다. 난징=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농협 검은콩 두유나 튜브형 벌꿀 고추장, 광천 조미김 등은 중국인 입맛에 딱 맞아 이른 시일 안에 수입하고 싶습니다. 부산우유도 빨리 팔아보고 싶어요. 납품 물량이나 신선도 유지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해야겠어요.”

중국 4대 유통업체 수궈마트의 수입식품 구매 총괄 저우이엔 총감은 지난 18일 농협 수출개척단이 준비해온 농식품에 대해 이같이 호평했다. ◆중국 고소득층 관심 높아

그는 난징 수궈마트 본사에서 열린 수출개척단의 수출상담회에서 한국 농식품을 면밀히 살피고 맛보면서 “커이(可以·가능하다는 의미의 중국말)”를 연발했다. 수궈마트는 중국 내 240개 대형마트와 1200개 편의점 등을 운영해 작년에 매출 8조원을 올렸다. 중국 유통업계의 ‘큰손’이 한국 농식품에 대한 즉각적인 수입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중국 소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역농협 중심으로 꾸려진 농협 수출개척단은 기대 이상의 현지 반응에 깜짝 놀랐다. 앞서 지난 17일 상하이 메리어트호텔에서 개최한 수출상담회에 참석한 현지 유통업체와 쇼핑몰, 도매상 등도 한국 농식품에 큰 관심을 보였다. 중국 인터넷쇼핑몰 페이니우의 구매 담당자 시아첸 매니저는 “한국 농식품은 식품 안전성이 높아 브랜드 마케팅만 적절하게 뒷받침되면 중국 시장에서도 유망하다”며 “떡볶이와 두유 제품은 즉시 수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선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어느 때보다 먹거리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농식품 수입 총액은 지난해 1008억달러로 최근 5년간 연평균 21.8% 증가했다.

한국 농식품에 대한 관심은 한류 열풍과 더불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상하이에 위치한 지우광백화점의 수입식품 총괄 제이슨 장 매니저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열풍과 함께 한국 농식품에 대한 수요도 많아졌다”며 “일본 제품이 프리미엄 식품 코너를 독식하고 있던 상황에서 우유나 분유 등 한국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 100여명 규모의 수출개척단을 꾸려 지난주 상하이 난징을 시작으로 베이징 칭다오 시안 등 주요 도시를 직접 방문해 한국 농식품 마케팅에 나섰다.

◆검역장벽 등 장애물 적지 않아

한국 농식품의 중국 수출 규모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9억4750만달러로 전년보다 4.6% 증가하는 등 매년 꾸준한 성장세다. 하지만 전체 중국 수입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농심 오리온 등 대기업들이 현지에서 라면이나 과자류를 생산, 판매하고 있지만 농가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상품 수출 성과는 미미했다. 지난해 신선식품의 중국 수출 비중은 19%로 1억7940만달러에 불과했다. 이상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상하이센터 지사장은 “중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검역장벽이 높아 파프리카 과일 등과 같은 한국 신선품의 수출길이 막혀 있다”며 “검역장벽을 뚫기 위해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별개로 정부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수출 제품 김치도 중국의 위생기준에 막혀 사실상 수출이 불가능하다.

수출개척단 간사를 맡은 김상길 농협중앙회 수출추진팀장은 “유자차 김 우유 등 일부 제품을 제외하면 중국 시장에 농식품을 수출하는 것이 녹록지 않다”며 “복잡한 유통 구조와 약한 브랜드 파워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하이·난징=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