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신기술로 도약] 600대 기업, 2014년 133조 투자…R&D 2013년보다 7% 늘린 2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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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시스템 반도체
현대차, 수소·전기車
LG, 에너지·에코 등
신기술 확보 전쟁
세제지원 확대·규제 완화
정부의 혁신적 지원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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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축소경영 속에서도 예외가 있다. 바로 투자다. 위기 때마다 먼저 일어선 저력이 과감한 선행 투자에 있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어서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해답이 신성장 동력 발굴에 있다고 보고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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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투자 확대 움직임은 통계 집계에서도 확인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 기준 국내 600대 기업들이 올해 약 133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파악했다. 작년보다 6.1% 증가한 수치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더 많이 늘리기로 했다. 올해 R&D 투자액은 29조9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9% 늘었다.
투자는 제조업종이 이끌었다. 자동차와 전자부품, 정유업종 등 제조업이 작년보다 6.5% 늘어난 86조원을 올해 집행할 계획이다. 특히 경공업 분야 기업의 투자 증가율이 높았다. 경공업의 올해 투자액은 2조9500억원으로 작년보다 18.5% 많아졌다.
기업들은 올해 신기술과 신제품을 더 많이 개발하려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세제 지원 확대(24.6%)를 가장 시급하다고 답했고 금융지원(22.2%)과 투자 규제완화(16.4%)를 원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그린 사업이 신성장동력
기업들은 공격적인 투자로 신사업 발굴에 힘을 모으고 있다.
삼성은 올해 사상 최대인 50조원대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 구체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신기술을 확보하고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 쏘울 전기차와 투싼 수소차를 출시한 데 이어 내년에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LG는 에너지와 에코, 헬스케어, 자동차용 솔루션을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정해 투자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용 솔루션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는 ‘수익성 확보를 위한 기술가치 극대화’라는 목표 아래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1989년 전체 매출에서 R&D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0.93%였는데 지난해 2배 수준인 1.83%로 끌어올렸다.
현대중공업은 ‘바다 위 액화천연가스(LNG) 기지’로도 불리는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 및 재기화 설비(LNG-FSRU)’ 사업을 키우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밖에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에 대응해 신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GS는 에너지와 유통 사업 등에 올해 총 3조원 이상 투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에너지 부문에 2조2000억원을, 유통 부문에 60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건설 부문에도 2000억원을 쓰고 북평화력발전소 건설에 자금이 집행되면 GS의 올해 투자액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