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늦추면…" 여야, 조심스런 '경선 재개'

이달 30일까지 경선해야 비용 국가 부담
與 "내주초부터 경선 일정 소화"…野, 후보 공모
6·4 지방선거 연기 불가 방침을 재확인한 여야가 경선 일정 재개 등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선거를 불과 40여일 남겨두고 있는 데다 경선 비용을 국가에서 부담하는 경선관리 위탁 시한이 이달 30일까지여서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서다.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22일 “경선 일정이 내부적으로 대충 확정됐다”며 “서울, 경기를 제외하고는 4월 말까지 경선을 마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어 “체육관 경선 등 최대한 시끄럽지 않게 여론조사와 투표를 병행해 내주 초부터 순차적으로 경선 일정을 소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지방선거 경선후보 공개모집을 재개했다.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남지사 경선후보자 등록 접수를 하기로 했다. 등록 서류는 신청서, 서약서, 기탁금 납입증 등이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기·전남지사의 경우 ‘공론조사(선거인단을 선정해서 후보자 토론을 지켜본 뒤 투표하는 방식)+여론조사’ 방식으로 경선 룰을 정했지만, 추모 분위기 때문에 공론조사 선거인단 모집이 어려운 상황이다. 광주시장과 전북지사의 경우에는 경선 룰도 아직 정하지 못했다. 지방선거를 이끌 각 당의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표 선거는) 예정대로 5월9일이나 13일께 실시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내달 8일 원내대표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새누리당의 차기 원내대표는 경선 없이 3선의 이완구 의원을 추대하는 분위기다.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올랐던 심재철, 정갑윤, 유기준, 정우택 의원 등이 불출마 의사를 내비친 데다 여객선 침몰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추대론’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이 의원은 친박(親朴·친박근혜)계로 분류되며 2009년 당시 충남지사직을 던지며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것을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첫 원내대표 경선에는 4선의 이종걸 의원과 3선의 강창일, 노영민, 박영선, 조정식, 최재성 의원이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까지 판세는 친노(친노무현) 등 구(舊)주류 진영의 지지를 받는 노영민 의원과 초·재선 그룹을 중심으로 지지세가 높은 박영선 의원의 2강 구도로 흐르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노 의원은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등 당 지도부가 수도권 출신이라는 점에서 ‘충청 안배론’ 등을 내세우며 의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반면 제1야당 첫 여성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박 의원은 자신의 대중적 인지도와 선명한 정치 스타일을 강점으로 앞세워 올초부터 의원들을 대상으로 지지 기반을 넓혀왔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