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현지 가이드 '세르파', 올 시즌 등반 거부키로

네팔 현지 가이드 ‘셰르파’들이 최근 에베레스트 눈사태로 숨지거나 실종된 동료 16명을 기려 올 시즌 등반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정부의 소극적인 조치에 불만을 품고 파업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다급해진 네팔 정부는 구제기금 설립 등 셰르파들의 요구사항 가운데 일부를 수용키로 해 파업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셰르파 가운데 한 명인 툴시 구룽은 22일(현지시간) “목숨을 잃은 형제들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올해 등정을 중단하기로 장시간 회의 끝에 결정했다”며 “셰르파 전원이 한뜻”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지난 18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와 캠프1 사이 해발 5800m 지점에서 눈사태가 일어나 셰르파 13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셰르파들은 이후 정부측이 내놓은 사망자 유족당 4만 루피(415 달러)라는 보상 규모에 불만을 표하면서 처우개선을 정부에 요구해왔다.네팔 관광부는 이날 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셰르파를 돕고 구조비용을 부담하기 위한 구제기금을 설립하고 수익금인 에베레스트 등반비의 3%를 매년 기금적립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등반 도중 사망한 셰르파에 대한 보험금을 현재보다 50% 올린 150만 루피(1만5620 달러)로 조정하고 이번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시설을 건립키로 했다.

관광부는 매년 에베레스트 등반비로 35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