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은 소비…내수 '비상'] "제주·일본행 카페리 승객 3분의2 줄어"
입력
수정
지면A3
부산 여객터미널 가보니지난 22일 오후 6시 부산 중앙동 연안여객터미널 대합실. 부산에서 출항해 제주로 가는 카페리선인 서경아일랜드호(5223t)를 타기 위해 100여명이 탑승 수속을 하고 있을 뿐 한산했다. 서경카훼리의 장경호 기획영업 이사는 “880명이 정원이고 봄철에는 평일 300명 이상 탔는데 세월호 침몰사고 여파로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허탈해했다. 그는 “다음달 초까지 예약된 제주도 수학여행이 거의 다 취소돼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해경, 꼼꼼히 선적 검사
선원들 "다른일 못할 지경"
연안여객터미널 대합실 밖 부두에는 카페리선에 화물을 싣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배 안 1층에는 지게차들이 철근과 라면 등을 실어날랐다. 지하 1층에는 승용차 20여대를 바퀴마다 끈으로 묶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1등 항해사 김기도 씨는 “오늘 1200t을 실었는데 해경 등 단속하는 사람들이 보통 때와 달리 하도 까다롭게 검사를 해 일을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선원은 “비록 풍랑주의보라도 상황에 따라 운항을 했는데 지난 토요일에는 풍랑주의보라며 해경이 운항을 금지해 경제적 손실이 컸다”며 “앞으로 풍랑주의보 때는 무조건 운항이 금지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국제여객선도 직격탄을 맞기는 마찬가지다. 연안여객터미널에서 걸어 5분 거리에 있는 부산국제여객선터미널에 정박한 하마유호(1만6878t)도 108명을 태우고 이날 일본 시모노세키로 출항했다. 회사 관계자는 “평상시에는 250명 이상이 승선했다”며 “단체 손님이 거의 다 예약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 여객선은 검사가 까다로운 일본과 한국에서 모두 선박검사를 철저히 받아 안전한데도 이번 사고 여파로 손님이 뚝 끊겼다”고 덧붙였다.
류현주 서경카훼리 회장은 “봄철 관광이 ‘1년 농사’인데 세월호 침몰사고로 단체 예약 취소가 늘어 운항할수록 손해”라며 “이러다 문 닫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