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읽어주는 여자] 2편. 탁월한 패션 테러리스트

전문가로 꼽히는 유명 디자이너들 역시 명품으로만 치장하는 것을 멋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한 얘기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멋’을 제대로 내면, 그 멋을 내는 데 사용한 원재료가 명품이 아니라 해도 멋쟁이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난 이런 사람들을 ‘과감한 패션 테러리스트’라고 부른다. 자기 나름대로 멋을 낸다고 냈지만, 명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나 그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눈에는 ‘짝퉁으로 온몸을 휘감은 패션 테러리스트’일 수 있어서다.

그런 의미에서 좀더 과감하게 자신의 패션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부분 사람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든 아이템을 명품으로 구입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니 각자 형편에 맞게, 그러나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멋을 부리면 되는 거 아니겠는가. ‘뭐, 패션 테러리스트라 불리면 어때?’하는 당당한 자세로 자신감을 가지면 우리도 정형돈이 될 수 있다.



웬 정형돈이냐고?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맨 정형돈은 가수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GD)과 가요제 파트너가 되었는데, 대뜸 “너 패션 어쩔 거냐”고 말해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사실 이 둘은 커플이 되기 전부터 이미 패션 라이벌(?)로 통했다. 정형돈이 계속 지드래곤의 패션감각이 형편없다고 지적하면서 자신의 패션을 따라오려면 한참 멀었다는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다들 알다시피 지드래곤은 아이돌 중에서도 특히 패션감각 탁월한 패셔니스타 아닌가.

명품 브랜드 톰 브라운의 옷과 선글라스를 애용하는데, 톰 브라운은 명품 중에서도 비싸고 세련된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지드래곤은 국내에선 구하기 어려운 외국 브랜드를 센스 있게 매치하기로 유명하다. 툭 튀어나온 뱃살을 드러내는 러닝셔츠 차림에 트레이닝 바지를 대충 입고 어슬렁어슬렁 걸어 나오는 정형돈의 모습을 생각하면,

그 둘이 라이벌 관계라는 사실은 누구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자신감 하나만큼은 세계 1등이라고 할 수 있다. 정형돈은 명품 브랜드 구찌의 크로스 백을 메고 등장해도 도저히 멋있어 보이지 않던, 대표적인 ‘옷 못 입는, 옷발 안 받는 연예인’이다. 그럼에도 누구보다 자신의 패션에 대해 자신감이 넘친다.



물론 연예오락 프로그램의 성격상 과장된 면이 없잖아 있으리라. 하지만 “코디네이터의 도움을 받지 않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옷들로 이 정도 입었으니 대단하지 않냐”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엔 가식이 없다. 또 “너도 완전 반할걸?”이라며 지드래곤을 데리고 황학동 벼룩시장에 간 일도 방송을 탔다. 그곳에서 지드래곤에게 2,000원짜리 호피무늬 티셔츠와 하늘색 청바지를 입히면서 “명품 살 필요 없어”라고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이 같은 도도함과 자신감이 바로 패션 테러리스트의 핵심이다.

그래서 우리는 정형돈에게 배워야 한다. 언제쯤 명품으로 온몸을 휘감을 수 있을지를 바랄 수만은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패션을 포기하고 살 수도 없는 일이다. 적어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게 무엇인지 알고, 그에 어울리는 옷과 장신구를 형편에 맞는 수준으로 센스 있게 구입하면 그 사람이 바로 패션 테러리스트인 것이다. 그리고 패션 테러리스트가 되는 것이 바로 패셔니스타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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