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벌써 100만 관중…흑자경영 '역전打' 날릴까

순위싸움 불꽃·따뜻한 날씨…넥센·기아등 관중 60%이상 증가

2013년 삼성·롯데 등 대부분 적자…2014년 실적 반등 성공할지 주목
모기업 지원금 의존도 높아 새 수익 콘텐츠 창출 힘써야
올 시즌 프로야구 관중이 지난 23일 83경기(시범경기 제외)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65경기 만에 100만명을 넘어선 2012년, 79경기 만에 관중 100만명을 넘어선 1995년에 이은 역대 세 번째 최단 기록이자 지난해보다 17경기 단축된 기록이다. 지난해 관중 감소(2012년 715만명→2013년 674만명)로 경영 실적이 악화된 프로야구 구단들이 올해는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치열한 순위싸움·따뜻한 날씨 호재 지난달 29일 정규리그 개막 이후 프로야구 관중이 늘어난 것은 여러 흥행요인이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하위권에 머물렀던 넥센 히어로즈, NC 다이노스 등이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작년 1, 2위팀이었던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가 하위권에 머무르며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팬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넥센의 관중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6% 증가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 삼성도 현재 5위에 머물러 있지만 대구구장의 관객 수가 전년에 비해 45% 늘었다. 임창용의 복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날씨의 영향도 컸다. 쌀쌀했던 지난해와 달리 4월 내내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며 팬들을 야구장으로 불러 모았다. 광주 챔피언스필드를 개장한 KIA 타이거즈와 대전구장을 전면 개보수한 한화 이글스는 각각 전년 대비 60%와 50%의 관중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다시 700만명 프로야구 관중 돌파가 예상되는 만큼 각 구단의 입장권 수입뿐 아니라 모기업들의 후원금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우승팀 삼성·인기팀 롯데도 적자 프로야구 각 구단이 지난달 말까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부분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거나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지난해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지만 경영성적은 악화됐다. 매출은 4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5%가량 줄었고 영업손실은 65억원에서 124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모기업을 통한 광고 수입이 전년 290억원에서 190억원으로 줄어든 탓이 컸다.

인기구단 롯데 자이언츠의 경영성적표는 더 나빴다. 롯데는 매출이 2012년 448억원에서 지난해 345억원으로 22.9%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111억원 흑자에서 2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관중 수가 2012년 136만8995명에서 지난해 77만681명으로 44%나 줄어 ‘구도(球都) 부산’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했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해 관중수입이 70억원대로 반토막 난 탓이 컸다”고 말했다.

재정자립을 선언하며 프로야구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넥센의 경영도 악화됐다. 매출은 238억원으로 전년(222억원)보다 소폭 늘었지만 영업손실이 38억원에서 61억원으로 60% 증가했다. 선수연봉과 선수활동비 등이 늘어난 탓이다. 프로야구 전 구단 중 유일하게 적자를 내지 않은 두산 베어스 역시 영업이익은 5억원에 못 미쳐 전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다른 구단의 경영성적도 비슷하다. 한화는 지난해 매출이 430억원으로 11.5% 줄었고 영업이익도 149억원 흑자에서 17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2012년 흑자를 기록한 것은 시즌 이후 류현진을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로 이적시키면서 확보한 자금(약 280억원) 때문이다. LG도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프로야구 관중이 늘어도 자생적인 노력 없이 모기업 지원금에 절반 이상을 기대고 있는 현재 경영시스템에서는 적자구조를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구장 활용, 캐릭터용품 개발 등 부가수익 창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장석 서울 히어로즈 대표는 “모기업의 지원을 받지 않고 프로야구라는 콘텐츠만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