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딱 두 달만 볼 수 있는 '눈의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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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E8
5월 겨울왕국 속으로 일본 알펜루트
경사 50도 궤도열차, 고원버스 타고 설벽투어
이곳이 특별한 것은 한정된 기간에만 사람의 발걸음을 허락하는 콧대 센 여행지여서다. 워낙 눈이 많은 고장이라 겨울철에는 폭설 때문에 진입이 불가능해 11월 말부터 다음해 4월까지 통행을 제한한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눈의 계곡(雪の大谷)’이다. 5층 빌딩 수준인 20m 높이의 설벽이 도로를 따라 터널처럼 이어지는 진귀한 풍광을 볼 수 있다. 도로에 GPS시설을 설치하고 시간당 4000t의 눈을 치우는 제설차로 눈에 파묻힌 도로에 길을 내면서 만들어진 인공계곡인데, 여름에는 녹아 없어지므로 올해에는 지난 16일부터 6월22일까지 두 달만 관광할 수 있다.
알펜루트로 가는 관문 도야마 공항은 인천에서 아시아나 직항편으로 두 시간 거리에 있다. ‘겨울왕국’의 절경은 5월 말까지 구경할 수 있으니 서두르는 것이 좋다. 해발 3000m급 고지대인 만큼 개인에 따라 고산 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기상 변화가 심해 여벌 옷은 필수다.에도시대의 전통이 숨 쉬는 가나자와
가나자와를 처음 찾는 여행객이라면 우선 금박공예관에서 금박을 이용해 가방이나 엽서 등을 만드는 금박체험부터 해보는 게 순서다. 시내의 금박공예점에서는 ‘가나자와하쿠로’라고 불리는 금박 세공 전통 공예품이나 금박이 들어간 화장품, 식품 등 다양한 금박 제품을 만날 수 있다.가나자와는 ‘리틀 교토’라는 애칭에 걸맞게 지금도 일본 전통의 색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에도 시대에는 전국 5대 도시에 들 만큼 번창했지만 메이지 유신 이후 급격한 공업화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탓에 작은 지방도시로 쇠락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발전이 더딘 덕분에 제2차 세계대전의 상흔을 피해갈 수 있었고, 옛 거리나 전통주택, 문화유산 등이 그대로 남았다. 지금은 인구 48만명의 작은 도시에 연간 700만명 이상의 여행객이 찾는다.
교토의 기온과 비슷한 곳이 있다. 히가시차야(東茶屋)는 동쪽 찻집이라는 이름과 달리 게이샤들의 춤과 연주와 함께 술과 식사를 함께 즐기던 일종의 유흥가로 지금은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이 거리에는 고풍스러운 2층 구조의 목조가옥이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늘어서 있으며 샤미센 소리가 들릴 것만 같은 분위기를 낸다. 서쪽에도 히가시차야와 비슷한 분위기의 니시차야가 있으며 게이샤 체험이 가능하다.
윤신철 여행작가 creact1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