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의 아픔... 우리 함께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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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주한 외국인 400여명 '연등회' 참여[이선우 기자] "한국인들과 세월호 사고로 인한 슬픔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기리는 추모행사 동참
26일 서울 종로 조계사에서 열린 연등회 행사에 참여한 미국인 다니엘 트루질로(25)씨는 "세월호 사고를 지켜보면서 너무 놀랐고 슬펐다"며 "이번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의 곁을 떠난 많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슬픔에 빠진 가족들과 아픔을 나누고 싶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연등회 행사에 참여를 신청할 때만 해도 그저 한국 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대가 컸다"며 "하지만 이번 행사가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를 담아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 친구들을 더 모아서 함께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2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연등회' 행사에는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일본, 중국 등 400여 명의 외국인들이 참여해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행렬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관광공사가 '부처님 오신날'(불기 2558년)을 앞두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외국인 400여 명은 이날 종로구 조계사에 마련된 행사장에서 연등만들기, 불교문화 영화감상에 이어 오후 7시부터 시작된 연등행렬에도 참여했다.쉐인 익스(24.미국)씨는 "연등에 '우리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라는 소원 메시지를 적어 넣었다"며 "이날 행사를 통해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는 물론 세월호 참사로 슬픔에 빠진 한국인들과 아픔을 나누고 모든 이들을 격려해 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재 인천에서 민간어학원 강사로 1년 2개월째 근무 중인 그는 "언어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보면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는 물론 마음을 서로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오늘 행사와 같이 외국인들이 한국의 문화도 배울 수 있고 한국인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나타냈다.
한편, 내달 6일로 다가운 부처님 오신날에 앞서 열린 연등회 행사에는 총 5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를 담아 열렸다.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 메시지를 담은 100여 개의 만장행렬에 이어 함께 붉은색, 흰색 장엄등 행렬이 이어지며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