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돈 쓸어담는 펀드는…"해외·채권·절대수익형"

1000억 이상 늘어난 펀드 29개
국내 3300개 공모펀드 중 올 들어 1000억원 이상 자금이 늘어난 펀드는 29개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금유입 상위 20개 펀드 중 주식형 펀드는 하나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신문이 28일 펀드 평가업체인 제로인에 의뢰해 ‘펀드시장의 자금동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전체 펀드시장에서는 올 들어 3조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고 특히 순수 주식형 펀드는 인기를 잃고 있는 반면, ‘해외·채권·절대수익’을 내세운 일부 펀드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올 들어 가장 많은 돈이 몰린 펀드는 해외채권형인 ‘JP모간 단기하이일드’였다. 2012년 3월 설정된 이 펀드는 불과 4개월 만에 5000억원이 넘는 시중자금을 쓸어담으면서 1조원대 ‘대박 펀드’로 자리잡았다. 기준환 JP모간 본부장은 “국내 자산운용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단기채권 펀드로 돈이 몰리는 것 같다”며 “만기가 2년 이하의 채권에만 투자하고 있어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손실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의 목표 수익률은 연 7~8%다.

월 1% 안팎의 꾸준한 수익을 추구하는 롱쇼트 펀드(저평가 주식 현물을 사고 고평가 주식 선물을 팔아 절대 수익을 추구)에도 돈이 몰렸다. ‘마이다스거북이’엔 4209억원, ‘미래에셋스마트롱숏50’엔 3110억원이 각각 유입됐다. 특히 미래에셋스마트롱숏50펀드는 지난 3월 중순 설정된 새내기 펀드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주가지수가 오르든 떨어지든 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게 설계한 게 특징”이라며 “다만 롱쇼트 펀드가 항상 이익을 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예컨대 현재 운용되고 있는 33개 롱쇼트 펀드의 지난 1년간 누적 수익률은 3.5%로 나쁘지 않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은 -0.45%로 부진하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