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강자 확인…2분기 실적 '상승 날개' 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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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매출 53조6800억·영업이익 8조4900억 '선방'삼성전자가 시장의 우려와 달리 스마트폰 사업에서 선방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2분기에는 ‘갤럭시S5’ 출시 효과 본격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황 개선 등이 예상돼 다시 한 번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 부진…TV 판매는 급신장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3조6800억원, 영업이익 8조49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9.4%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1% 증가한 것이다. 매출 감소는 디스플레이 가전 반도체 등 사업의 부진에 따른 것이다.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이날 콘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 실적은 갤럭시S5의 본격 판매로 1분기 대비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환율 변동,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신흥시장 성장세 둔화 우려 등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안 죽었다”
전략폰 갤럭시S4의 부진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 쇼크를 겪었던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가 다시 늘어나면서 실적 우려를 씻어냈다. 지난해 4분기 5조4700억원으로 내려앉았던 IT&모바일(IM)사업부문 영업이익은 1분기에 6조4300억원을 기록, 다시 6조원대로 복귀했다.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75.7%를 벌어들였다.회사 측은 갤럭시S4, 노트3의 견조한 판매와 그랑2, 에이스3 등 중저가폰의 판매 호조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난데다 휴대폰 구매 장려금 등 마케팅비용을 줄인 결과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휴대폰 1억1100만대, 태블릿PC 1300만대를 판매했다. 휴대폰 가운데 스마트폰 비중은 70%로 약 8000만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2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1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스마트폰 판매 비중은 80%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모델 판매 및 신흥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김현준 삼성전자 무선기획팀 전무는 “1억대로 전망되는 중국 LTE(4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등 신흥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여나갈 것”이라며 “100달러 미만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 ‘고전’
스마트폰을 제외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등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반도체 부문은 1분기에 매출 15조5600억원과 영업이익 1조87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8.5%, 영업이익은 12.6% 감소한 것이다.
회사 측은 생산 효율화에 따른 원가 절감, 고부가 제품 확대 등에도 불구하고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가전사업(CE) 부문은 11조3200억원의 매출과 19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고전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20.6%, 영업이익은 71.2% 뒷걸음질한 것이다. 회사 측은 비수기 탓에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 판매가 줄었고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TV는 견조한 실적을 냈다. 월드컵 특수 등의 영향으로 북미 남미 등에서 중대형 및 초고화질(UHD) TV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74% 급증했다.
○2분기 상승날개 다시 펴나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갤럭시S5 등 스마트폰과 TV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사업 전반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2분기부터 에어컨 등 생활가전이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드는 것도 긍정 요인이다.이 전무는 “그동안 부진했던 디스플레이, 메모리, 가전 등 사업 전반에 걸쳐 2분기부터 가시적인 회복세를 보이게 될 것”이라며 “원가 및 사업 경쟁력 기반 강화에도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