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치료법] '콩팥치료 대가' 김성권 前 서울대 의대 교수, '싱겁게 먹기 운동' 의 대부…신장병 환자 40년간 50만명 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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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명의 - '콩팥치료 대가' 김성권 前 서울대 의대 교수‘싱겁게 먹기 운동’의 대부로 잘 알려진 김성권 전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65·사진)가 지난달 서울대를 떠나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 ‘개인병원’(서울K내과)을 열었다.
서울대병원 내과 첫 정년퇴직
동네의원 'K내과' 원장으로 새출발
"투석관리 질 높여야 할 때 됐다"
지난 2월 말 서울대병원을 정년퇴직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서울대병원 내과 역사상 정년퇴직한 의사는 김 원장이 처음이다. 김 원장은 1982년부터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200여편의 과학논문인용색인(SCI)에 실린 논문을 포함해 무려 500여편의 논문을 썼다.그는 대학병원 재직시 3개월에 한 번씩 구두를 바꿀 정도로 환자를 많이 보는 교수로 유명했다. 병원 통계로는 40년간 무려 50만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대부분이 신장병(콩팥) 환자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국내 최고의 콩팥 대가다.
2년 전부터는 ‘싱겁게 먹기 실천연구회’를 만들어 국민의 밥상에서 소금기를 빼는 데 앞장서고 있다. 통상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정년 후에 다른 대학의 높은 지위로 옮겨간다. 하지만 그는 ‘동네 의원’을 열었다. 주변에선 서울대 의대 정년퇴임 교수가 곧바로 동네의원을 연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클리닉 이름은 K내과. 그가 평생 연구한 신장의 영어 ‘키드니(kidney)’에서 ‘K’를 따왔다. 지난달 15일 ‘세계 콩팥의 날’에 첫 환자를 받고 본격 진료에 나섰다.
개인병원이지만 대학병원 못지않은 시설도 갖췄다. 검사 당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고, 콩팥 치료를 위해 투석기 39대도 들여놨다. 웬만한 대학병원 신장내과 못지않은 시스템이다.그는 “대학병원에 있으면 신장병 상태가 복잡하거나 말기인 환자만 보게 된다. 그런 환자는 국민의 0.1% 정도다. 그렇지만 당뇨병·고혈압 등으로 인한 만성 콩팥병 환자가 국민의 13.8%나 된다”며 “이제부터는 만성 콩팥병 환자들과 세밀하게 대화하면서 왜 국내에 콩팥병이 급격히 늘었고, 어떻게 하면 낮출지를 현장에서 알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이 그동안 진료한 신장투석 환자는 1만명을 넘는다. 현재 전국적으로 약 6만명의 신장투석 환자가 있을 정도로 신장질환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그는 “1980년대 초반만 해도 말기신부전 환자가 투석 한 번 받으려면 당시 돈으로 100만원을 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건강보험 적용으로 1만~2만원 정도만 내면 된다”며 “이제 투석 관리의 질을 높여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신장 투석실을 직접 운영하면서 어떻게 해야 신장 기능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