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켄 글로벌 콘퍼런스] 가까운 미래, 이 3가지 아이디어가 세상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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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오늘과 다른 이유' 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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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체 조직을 주문형으로 제작할 수 있다면? 오르가노보는 뉴욕의 한 커피숍에서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면 ‘온디맨드 인체 조직’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하나의 세포는 조직으로 성장할 수 없다. 여러 세포가 모여 3차원적인 모습을 띠고 나서야 상호 작용을 하며 성장한다. 인간 세포로 ‘바이오잉크’를 만들어 3D 프린터로 출력하면 조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과학적 배경이다. 궁극적으로는 간이나 심장 같은 완성된 장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하지만 아직은 먼 얘기다. 다만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예를 들어 3D 프린팅으로 만든 조직을 활용해 신약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과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지난 10년여간 약 200개의 신약 개발 프로젝트가 임상 마지막 단계에서 실패했다. 만약 개발 초기 단계에 실제 인체 조직에 신약을 투여해볼 수 있다면?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개발 비용을 날릴 위험이 사라진다. 오르가노보는 이미 간, 폐, 가슴, 혈관 등의 조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올 연말에는 한 제약회사에 우리가 만든 간 조직세포를 제공하기로 했다. 주문형 세포 조직은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현재의 컴퓨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소화할 수 있을까. 반도체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기존 컴퓨터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다. IBM은 완전히 다른 시스템을 만들었다. 바로 인지 컴퓨터다. 3년 전 미국의 유명 퀴즈쇼인 ‘제퍼디’에 우리의 슈퍼컴퓨터 왓슨이 출연했다. 왓슨은 인간이 사용하는 자연어를 이해할 수 있고 복잡한 질문에 대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왓슨은 두 명의 인간 출연자를 큰 점수차로 이겼다. 그때부터 인지 컴퓨터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활용할지 연구해왔다. 단순히 언어를 이해하는 데서 나아가 문맥을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는 ‘IBM 토론 기술’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폭력적인 게임의 청소년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논제가 있다고 하자. 인지 컴퓨터는 400만개의 위키피디아 정보를 스캔해 10여개의 관련 정보를 찾은 뒤 3000여개의 문장을 해석, 찬반 논지를 내놓을 수 있다. 이런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대표적 분야가 헬스케어다. 우리는 뉴욕게놈센터, 그리고 세계적인 암연구센터들과 손잡고 인지컴퓨터를 활용해 개인의 게놈 정보를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뉴욕의 한 병원에서 의사들이 암환자의 치료방법을 토론하는데 인지 컴퓨터가 함께 참여한다고 상상해보라.”
LA=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