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책임이 따라올까봐 '경제 1위'도 사양한 中國

세계은행이 최근 내놓은 국제비교프로그램(ICP) 보고서에서 중국이 구매력평가(PPP) 기준 세계 1위 경제대국으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이 1872년 세계 제1의 경제대국으로 자리잡은 이후 142년 만이다. 역사적 순간일 수도 있다. 그런데 정작 중국이 이 결과가 공표되는 것을 아주 꺼렸다는 보도다. 중국 당국은 이 사실이 알려지지 않도록 세계은행에 온갖 회유와 로비를 가했으며 중국 통계청은 이 결과를 공식 데이터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국 좋아하는 중국이 굳이 1위를 사양하려고 한 것은 대국 지위에 따른 각종 책임을 지기 싫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중국이 경제력 1위로 올라서는 것은 시기 문제라고 지적한다. 중국이 거부한다 하더라도 1위를 차지할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대국이 될지언정 결코 존경받는 국가는 될 수 없을 것 같다. 중국은 아직 세계 국가들이 신뢰하고 따를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체화하지 못하고 있는 국가다. 공산당이라는 일당 독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소수 민족들과의 분란도 문제다. 세계에 대한 기여도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자유시장 경제와 민주주의 이념 아래 평화 정착과 인권 보호를 사수해왔던 미국의 궤적과는 천양지차다. 당장 북한 문제만 해도 그렇다. 어제 유엔서 열린 핵확산금지조약(NPT) 관련 회의에서도 모든 국가들이 북한의 핵위협을 강력 비난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입을 다물었다. 북한인권보고서도 채택을 거부하고 있다.

중국은 보편적 가치에 동참하지 않는 한 대우받기 어렵다. 책임을 회피하는 이기적인 국가라는 이름으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조차 대접받기 힘들다. 중국은 이제 경제성장에 걸맞은 세계적 책임도 나누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