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朴 대통령도 출마 권유…" 논란

새누리 서울 경선 정책토론

朴心 꺼내며 승부수…막판 네거티브戰 격화
鄭측 패널 "前정권 행정수장…세월호 책임"
새누리당의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왼쪽부터), 이혜훈 최고위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2일 서울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정책토론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2일 열린 첫 번째 정책토론회에서 매서운 공방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정책토론회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상대 후보의 약점을 잡고 늘어지는 네거티브가 난무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오는 12일 경선을 앞두고 본선 티켓을 잡기 위한 후보 간 막판 신경전이 심해지는 양상이다.

◆“박심은 없다”에서 태도 바꿔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예비후보 정책토론회에서 경선 초기 스스로 부인한 ‘박심(박근혜 대통령 의중)’을 언급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김 전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시골 촌사람을 서울에 올려보내 대법관, 감사원장, 국무총리를 만들어줬던 대한민국에 고마움을 보답하고 싶어 출마를 결심했다”며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제 출마를 권유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출마선언 당시 “(출마 배경에) 박심은 없다”며 청와대 지원설에 선을 그은 모습과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이 같은 발언에 이혜훈 최고위원이 즉각 공격하고 나섰다. 이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 당 대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통령으로, 대통령은 선거 중립 의무를 지고 있다”며 “대통령이 누구에게 시장 출마를 권유하면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는데 지금 누구를 탄핵 위기로 몰아가려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점점 가열되는 네거티브전

전날 ‘선거 홍보물’로 신경전을 벌인 정 의원과 김 전 총리는 이날도 정책 대결보다는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을 펼쳤다. 이날 토론회는 각 후보가 선정한 패널이 다른 후보에게 질문을 던지는 ‘패널 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김 전 총리 측 패널은 정 의원의 정치 성향을 공격하는 질문을 퍼부었다. 정 의원은 김 전 총리 측 패널로부터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단일화로 좌파정권을 5년 연장시켰는데 사과는 했느냐’, ‘북핵은 김일성, 김정일의 합리적 판단에 의한 것이란 발언은 당시 당 대표로서 적절치 않은 발언 아니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정 의원 측은 전 정권의 행정 수장으로서 당시 해양 안전 관련 정책을 무시한 게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켰다며 김 전 총리에게 책임을 물었다. 정 의원 측 패널은 “공직비리를 감사하는 감사원장이 어떻게 지금 원전 비리로 징역 7년형을 받고 있는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게 표창장을 줄 수 있느냐”고 공격했다.

이정호/은정진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