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低' 탄 도요타 고속 질주…영업익 74% 증가 '사상 최대'

"올해는 지난해 수준 머물 듯"
도요타가 ‘엔저 효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도요타는 8일 2013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매출은 전기 대비 16% 증가한 25조6919억엔, 영업이익은 74% 늘어난 2조2921억엔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순이익은 1조8231억엔으로 89% 급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회계연도 이후 6년 만에 최고치 경신이다.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실적 증가 배경에 대해 “북미를 중심으로 한 판매 증가와 비용절감 효과 덕분”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소비세 증세 전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로 일본 내 판매도 늘었다. 도요타는 지난해 사상 처음 연간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했다. 엔화 약세도 수익성을 끌어올린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다만 도요타가 이날 내놓은 지난해 순이익은 일본 내 22개 증권사가 추정한 순이익(1조8904억엔)에 700억엔가량 못 미쳤다.

도요타는 올해 실적이 작년처럼 좋아지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도요타는 2014회계연도 매출을 25조7000억엔, 영업이익을 2조3000억엔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소폭 높여 잡긴 했지만 큰 차이가 없다. 순이익은 오히려 2% 줄어든 1조7800억엔으로 예상했다. 소비세 증세 영향으로 4~6월 일본 내 자동차 판매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엔화 가치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지난달 혼다에 이어 도요타도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올해 예상실적을 내놓으면서 일본 자동차업계의 실적 고공행진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25일 혼다는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5950억엔으로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6900억엔)보다 1000억엔가량 적은 수치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