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韓→中 인재 대이동…日 기술인력 "삼성·LG 자리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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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원은 중국行 잦아한국 중국 일본 3국 간 ‘기술인력 전쟁’이 불붙었다. 정보기술(IT) 전자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일본 기업의 쇠퇴, 중국 기업의 부상과 맞물려 ‘일본→한국→중국’으로의 기술인력 연쇄 이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 전자계열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8일 “최근 일본 IT·전자 기업 연구원들의 이직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최고급 인력은 아니지만 중급 기술인력들이 한국 기업으로 옮기려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LG전자 SK하이닉스 등에도 비슷한 문의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이 같은 현상은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일본 기업들이 한국 기업에 밀리면서 해고·퇴출된 일본 기술인력이 늘어남에 따라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은 지난해부터 일본에 인사팀을 보내 현지 경력직 연구원 채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닛케이비즈니스는 지난해 7월 “2002년 이후 삼성으로 이직한 일본 기업 핵심 기술인력이 485명에 달하는 등 일본 전자기업 기술자들이 한국 중국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일본→한국으로의 인력 이동과 함께 최근엔 한국→중국으로의 이동도 잦다. 지난해 7월 한국 대기업 출신 연구원이 중국 선전의 LCD(액정표시장치) 제조업체 부사장으로 이직했다. ZTE 등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들도 지난 수년간 한국 스마트폰 기술인력을 대거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인력 연쇄 이동이 늘면서 한국의 기간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력 이동으로 한·중·일 3국 간 기술 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것이란 점에서다.
이태명/남윤선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