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법무법인 현, 가로수길의 젊은 변호사 27人 "기업자문·M&A는 김앤장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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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로펌김앤장이나 율촌 부럽지 않은 로펌이 있다. 변호사 총수는 27명에 불과하지만 사법연수원이
나 로스쿨 졸업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하는 로펌 중 하나다. 대형 로펌을 제외하곤 연봉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무엇보다 40대 초반의 공승배 대표(사법연수원 28기)를 비롯해 구성원이 모두 젊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젊음의 거리’ 서울 도산대로 가로수길(J타워 13층)에 둥지를 튼 법무법인 현이 그 주인공이다.
현은 2007년 김앤장과 율촌, 화우에서 나온 4명의 변호사가 의기투합해 설립한 법률사무소 ‘아침’에서 출발했다. 이들 창업자 중 일부가 딴살림을 차려 나갔지만 공 대표를 중심으로 설립 7년 만에 기업자문 전문로펌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공 대표는 “작은 로펌이지만 조세, 특허 등 기업자문에 필요한 대부분 분야를 갖추고 있는 게 최대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기업자문에 관한 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 “대형 로펌에서 2, 3등 고객 대우를 받을 바에는 법무법인 현에서 1등 고객 대접 받는 게 낫지 않느냐”는 게 현이 내세우는 모토다.그렇다고 현의 실력이 대형 로펌에 뒤지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 평가기관 체임버스앤드파트너스에 따르면 현은 인수합병(M&A) 실적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6대 로펌 다음에 이름을 올렸다.
현의 M&A팀은 특히 외국 기업의 국내 기업 인수 및 투자건을 많이 취급했다. 골드만삭스의 제약유통회사 지오영 지분 투자, 일본의 2대 통신사인 KDDI의 CD네트웍스 인수, 얼굴인식기술 보유 기업인 올라웍스의 인텔 매각 등이 주요 수임 사건이다. 이들 거래에서 외국 기업을 대리한 상대 로펌이 김앤장 등 대형 로펌인 것도 주목할 점이다. 공 대표는 “소속 변호사들이 트레이닝을 받고 잔뼈가 굵은 곳이 대형 로펌인 것과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화우·광장 출신인 공 대표와 금융팀장인 김동철 변호사를 제외하면 파트너 변호사는 대부분 ‘친정’이 율촌인 점도 이색적이다. 판사 출신으로 소송담당인 이완수 변호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출신으로 김앤장에서 합류한 이성우 변호사, 조세 분야 강남규 변호사 등이 율촌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성우 변호사가 이끌고 있는 IP(지식재산권)팀은 4명의 변호사가 모두 변리사로 출발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들이다. 공 대표는 당장 외형을 키울 생각은 없지만 외국 로펌이 가장 손잡고 일하고 싶어하는 로펌이 되는 게 꿈이다. 그는 “규모는 초대형 로펌에 못 미치지만 M&A에 관한 한 미국에서 제일 유명한 왁텔 같은 로펌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