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다시 '삐거덕'…2분기 성장 빨간불
입력
수정
지면A12
4월 생산·소비·투자 지표 일제히 하락3월에 반짝 반등했던 중국 경기가 다시 악화되고 있다. 2분기 성장률이 1분기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제조업 구조조정·부동산 경기 부진이 원인
중국 국가통계국은 13일 4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측치인 8.9%는 물론 전월의 8.8%에 비해서도 낮은 것이다. 소매판매와 고정자산투자 등도 부진했다. 4월 소매판매증가율은 11.9%로 전월의 12.2%에 비해 낮았다. 1~4월 고정자산투자증가율도 17.3%로 1~3월의 17.6%에 비해 둔화됐다. 웨이웨이 화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의 하강 압력이 여전히 크고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정부가 성장률을 유지하려면 인프라 투자 등을 촉진하기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중국 경제는 3월에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비롯한 거시지표들이 반등하면서 2분기에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었다. 그러나 4월 실물경제 지표들이 3월에 비해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침체 현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중국에서 투자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전통산업의 과잉설비 구조조정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업체들의 투자증가율은 지난해 19.8%를 기록했지만 올해 1~4월 16.4%로 뚝 떨어졌다. 이들의 토지매입 면적은 1~4월 8130만㎡로 전년 동기에 비해 7.9% 줄었고, 주택 상가 오피스텔 등의 판매액은 1조8307억위안으로 7.8%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에서 부동산 투자가 1% 줄어들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1%포인트 낮아진다.
이에 따라 다수의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2분기에도 부진한 성장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정보제공업체인 허쉰망이 국내외 10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평균치는 1분기와 같은 7.4%로 나타났다. UBS증권은 정부가 3월에 내놓은 단기부양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서 성장률이 7.6%까지 오를 것으로 봤지만 하이퉁증권은 제조업 부진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7.1%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도 7.2%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진단을 내놨다.다만 3분기 이후엔 중국 경제가 다소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한수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장은 “하반기에는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 조치 효과가 가시화되고, 글로벌 경제 회복으로 수출도 안정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우려로 등장한 부동산에 대해서도 중국 내 전문가들은 ‘거품 붕괴’가 아니라 장기간의 가격 상승에 따른 후유증일 뿐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리다오쿠이 칭화대 교수는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공황성 투매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