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토마소 비탈리 '샤콘느'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샤콘느는 원래 스페인 무곡 중 하나인데 바로크 시대의 변주곡을 뜻하기도 한다. 토마소 비탈리(1663~1745)의 ‘샤콘느’는 작곡자 사후 122년이 지난 1867년 처음 출판된 이래 하이페츠 등의 명연주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바로크 음악으로는 너무 대담한 변조가 구사된 바람에 19세기의 위작이란 의심을 받았다. 이 문제는 비탈리 시대의 악보 필사본이 발견돼 일단락된 듯싶었지만 악보에 적힌 ‘토마소 비탈리의 파트’라는 표시가 작곡가가 아닌 연주가를 가리킬 수도 있으므로 논란의 불씨가 남았다. 사실 비탈리 가문의 가장 유명한 음악가는 조반니 바티스타였고 그 아들인 토마소는 당대에 인정받지 못했다. 명성이 모자란 탓에 의심을 받는 것은 토마소 입장에서 억울하겠지만 우리 가슴을 울리는 이 명곡이 후대의 위작이 아닌 점은 다행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